5화. 일상에서 글감을 찾는 법 –보고, 느끼는

by 박동욱


글을 쓰다 보면, 종종 이런 말을 한다.
“글감이 없어요. 뭘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글감은 언제나 넘쳐난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글거리는 너무 많아서 고르지 못할 정도다.
글감이 없다고 느끼는 건 사실,
글이 써지지 않는 이유를 ‘글감 없음’이라는 말로 포장하는 건 아닐까.
조금 더 솔직히 말하자면, 그건 ‘글 쓸 마음이 없는 상태’에 가깝다.


나는 종종 ‘직업병’을 떠올린다.
요리사는 밥을 먹다가도 재료를 관찰하고,
사진가는 버스 창밖 풍경을 보다가도 구도를 떠올린다.
직업에 충실한 사람은, 세상을 보는 눈이 늘 자기 일과 연결된다.


글도 마찬가지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글을 ‘일’처럼 여기지 않아도
머릿속에서 계속 단어를 끌어오고, 상황을 연결하고,
작은 순간을 붙잡아 글로 옮기려는 습관이 생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글감이 없다면, 지금 내 마음이 조금 건조한 게 아닐까?”


글감을 찾는 데 필요한 건, 특별한 재능이 아니다.
대단한 사건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아무 일도 없는 일상 속에서 더 많은 글감이 숨어 있다.


아침에 마신 커피의 쓴맛,
길가에서 우연히 스친 낯선 사람의 표정,
편의점 계산대에 놓인 꽃다발,
버스 창문에 맺힌 빗방울 하나까지도.


그 어떤 것도 글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글감이란 결국,
보고, 느끼고, 연결하는 능력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영감은 번개처럼 내려치지 않는다.
대부분의 글감은 ‘연상’에서 출발한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오래된 기억을 건드리기도 하고,
어제 읽은 책 한 줄이 문득 나의 삶과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니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대단한 영감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조그만 자극에도 연상할 준비가 된 마음을 갖추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걷고, 보고, 느껴라.


몸을 움직이면, 마음도 움직인다.
걸으면서 보게 되는 풍경, 지나치는 소리, 스치는 냄새…
그 모든 게 생각을 흔들어 깨운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사람을 만나며 ‘보고’ 느낀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 다른 생각과 연결되고, 결국 글의 바탕이 된다.


결국 글감이란, 생활을 얼마나 깊게 바라보느냐에 달려 있다.
같은 거리를 걷더라도, 그냥 지나치는 사람과
‘이 장면을 글로 옮긴다면?’ 하고 생각하는 사람의 노트는 다르다.


나는 가끔, 이렇게 생각한다.
글쓰기란, 삶을 바라보는 눈을 바꾸는 일이라고.
글을 쓰기로 마음먹으면,
평범한 하루가 조금 더 특별해지고,
스쳐 지나가던 순간들이 문장이 된다.


글감을 찾기 위해서는 거창한 ‘영감’이 필요하지 않다.
대신, 이런 태도가 필요하다.


“이 장면을 글로 쓴다면?”
“이 감정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일상은 글감으로 가득한 세상으로 바뀐다.


글감은 멀리 있지 않다.
집 앞 편의점, 어제의 대화, 오늘의 날씨,
심지어는 지금 느끼는 ‘지루함’조차도 글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건, 글을 쓰려는 마음을 켜두는 것.
그 마음만 살아 있다면,
우리의 하루는 언제나 글감으로 넘쳐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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