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한 우리』
살다 보면 이유 없이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다.
특별히 불안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괜히 가슴이 답답하고, 하루가 어딘가 불안정하게 느껴지는 날.
사람들은 흔들릴 때 흔들리지 않으려 애쓰지만
나는 요즘, 흔들릴 수밖에 없는 시간도 있다는 것을
그냥 받아들이려고 한다.
어쩌면 그게 진짜 어른이 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흔들리지 않게 단단해지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는 나를 무너뜨리지 않고 조용히 바라보는 힘을 갖는 것.
마음이 흔들릴 때 나는 자꾸만 “이러면 안 되지”라고 말하곤 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잘못인 것 같고,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게 어리석은 것 같아서
억지로 감정을 밀어내려 했다.
그러다 어느 날 깨달았다.
문제는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그 힘 속에 있었구나.
흔들릴 때는 그냥 그 흔들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다.
“지금 나 좀 흔들리고 있구나.”
그렇게 말해주는 것만으로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는다.
마음을 바꾸는 게 아니라
그 마음을 인정하고 곁에 두는 연습.
그게 마음을 살리는 가장 조용한 방식이다.
사람들은 흔들리지 않는 사람 앞에서 안도감을 느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우리는 결국 흔들릴 줄 아는 사람에게 더 깊이 위로받는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불완전함을 숨기지 않았기 때문에.
“나도 그랬어”라는 고백처럼 따뜻한 문장은 없으니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천천히 연습한다.
흔들리는 나를 몰아세우지 않고
조용히 숨을 고르며 지켜보는 일.
짧게 눈을 감고
“괜찮아, 지금 이렇게 흔들릴 수도 있어”라고 말해주는 일.
그 한마디가
의외로 오래 나를 붙잡아 준다는 걸
몇 번의 흔들림 끝에 알게 되었다.
혹시 지금, 이유 없이 마음이 기운다면
억지로 다시 일어서려 하지 않아도 괜찮다.
잠시 멈춰서, 그 흔들림이 어디서 오는지 들여다보기만 해도 좋다.
어쩌면 그건 무너지는 전조가 아니라,
다시 단단해지기 위한 예고일 수 있으니까.
흔들린다는 건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고
흔들리는 나를 지켜볼 수 있다는 건
이미 충분히 잘 살아내고 있다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