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의 사랑 #에필로그

에필로그

by 박동욱

그녀와 나는 결국 이어지지 않았다. 예상했던 일이었다. 그녀에게 나는 언제나 편한 동네 오빠였고, 때로는 필요할 때 부를 수 있는 사람일 뿐이었다.

나는 그것을 처음부터 알았다. 그래서 그녀를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동안 나는 온 마음을 다해 그녀를 지켜보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친구들이 내 모습을 보며 한숨을 쉬어도 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녀가 웃어줄 때마다, 가끔씩 내 볼을 만져주며 귀엽다고 말할 때마다, 내 마음은 한없이 행복했다.

내 주변 사람들은 나를 두고 호구라며 웃었지만, 그런 평가조차도 나는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제와 돌이켜보면, 진짜 문제는 나 자신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기를 갈망했던 것이 나의 진짜 잘못이었다. 결국 진정한 사랑은 자기 자신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을 너무나 늦게 깨달았다.


그 긴 시간의 짝사랑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결국 내가 나를 사랑할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라는 진실이었다. 이제 나는 천천히, 나 자신을 사랑하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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