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나도 나를 사랑하지 않았는지도
그 시절의 나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사랑했다.
아무리 돌아봐도
이 표현 말고는 더 나은 말을 찾지 못하겠다.
하지만 치열했던 건
나 혼자였다.
답장이 없는 메시지,
때로는 무례하게 느껴질 정도의 무관심,
그 모든 걸
나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견뎌냈다.
내가 사랑하면 그만이었고,
짝사랑을 지속할 수 있다면
그 정도는 문제도 아니었다.
그래서 내 짝사랑은
더 깊이, 더 오래 남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나는
가장 중요한 걸 놓치고 있었다.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
나의 감정이 헛되지 않다고
내 존재가 의미 있다고
스스로를 그렇게 설득했지만,
정작
나 스스로에게 따뜻한 위로 한마디 건네준 적이 없다.
나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누가 나를 사랑해 줄까.
누군가의 무관심에 슬퍼하며,
내가 그 사랑을 완성하고 싶어 했지만,
사실 사랑의 완성은
상대에게서 오는 게 아니었다.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는 모습에서 시작되는 것이었다.
사랑이란, 결국
나로부터 시작되는 감정이라는 걸
왜 그때는 몰랐을까.
이제는 안다.
그 찌질하고 맹목적이었던 사랑은
실패가 아니라,
나 자신을 외면한 채
남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한 사람의 오래된 외로움이었다는 걸.
그래서
이제부터는
나부터 사랑할 것이다.
그토록 원했던 진짜 사랑은
나를 향한 첫 문장에서
이미 시작된다는 걸
이제야 알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