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의 사랑 #10 언젠가는 알겠지, 내 마음을

언젠가는 알겠지, 내 마음을

by 박동욱

짝사랑은,
해피엔딩이 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왜 짝사랑을 할까.
아니, 왜 나는
그 감정에 그렇게도 오래 머물렀을까.

돌이켜보면,
그 안에는 늘
막연한 바람이 깔려 있었다.

언젠가는 알겠지.
내가 얼마나 오래 바라봤는지.
얼마나 조심스럽게 곁을 지켰는지.
얼마나 말없이 사랑했는지.

그런 말도 안 되는 희망.
희망이라기보단 착각.
그리고, 헛된 믿음.

가끔 사람들은 짝사랑을
감성적인 감정이라고 말한다.
순수하고 애틋하고 아름답다고.

하지만 나는 안다.
짝사랑은 찌질함과 호구의 시작이라는 걸.

나를 미소 짓게 만든 건 그녀였지만,
나를 비참하게 만든 것도 그녀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녀를 향한 내 감정이었다.

사랑은 줄수록 따뜻해질 줄 알았고,
내 마음이 결국 닿을 거라 믿었고,
그녀가 언젠가는
내 진심을 알아봐 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 ‘언젠가’는
오지 않았다.

기다리면 올 줄 알았던 시간,
조용히 다가가면 느낄 줄 알았던 마음—
모든 건 내 안에서만 자라고 있었고,
그녀는 몰랐다.
알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그때의 나는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 언젠가 하나만으로
모든 시간을 견뎌낼 수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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