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생각?이야기?

그냥 끄적여 본다.

by BOX book

위 이미지는 이 글을 토대로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이다


일하다가 우연히 브런치 작가 신청한 게 기억났다. 저번 탈락의 아픔 때문에 조심스레 합격 발표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들어와 보니, 덜컥 작가로 선정되어 있었다. 글을 많이 쓰지 않아서 반강제로 '작가 받아주면 쓸게요'란 마음으로 길고 부드럽게 써 내려간 신청 글이 잘 먹혔나(?) 보다. 그래서 (지금) 글을 억지로 적고 있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써 내려간 3개의 글을 기쁜 마음으로 발행하며 브런치의 사용법을 익히다 보니, 벌써 2시간이 지났다. 하나의 폴더 개념으로 정리해 보고픈 마음에 브런치북을 만들려고 했는데, 그런 용도가 아닌 듯하다.

검색으로 작가 '일과삶'님의 글과 너튜브 영상을 찾아봤지만 개념 정리가 완벽히 안 돼서, 브런치에서 제공하는 가이드까지 훑어보고 나니 조금 알 수 있었다. '발간 브런치북'은 글을 10개 이상 모아서 책을 아예 발간하는 거고, '연재 브런치북'은 정기적으로 글을 써야 하는 샘이었다.

정리하자면, 우선 글을 발행한 뒤 유사한 생각으로 작성한 것들을 모아 발간하거나, 아예 처음부터 전체 줄기를 고민해 정기적으로 써 내려가라는 것이었다. 발간이든 연재든 둘 다 내겐 압박으로 다가왔다. 아직 내가 작가로 선정은 됐지만 풋내기라는 생각이 물씬 들게 만드는 부분이다.

발행하자마자 작가님들이 인스타의 '좋아요'처럼 '라이킷'을 해주시니 신기하기도 하고 고마웠다. 그래서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찾아봤는데, 자괴감만 들었다. 너무 많고 다양한 글, 재미있는 글들을 쓰고 계셔서 상대적 박탈감이 진하게 심장에 박혀 돌아왔다.

힘들어진 경기 속에 직원들이 모두 그만둬 남은 업무들이 몽땅 쏠려버렸다. 바쁜 일상 속에 정신없이 돈벌이 안 되는 시간만 쓰고, 정작 남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어떻게 다른 분들은 그런 좋은 글들을 써 내려갈까?'란 생각들만 머릿속에 사무치는 건 왜일까?

마음 비우고 써 내려가 보자는 글쓰기는 역시 쉽지가 않다. 생각이 끊기고 피곤함에 머릿속이 멍해진다. 건축학과에서 배운 건, 새벽 3시가 지나야 예술적 생각이 뿜어져 나온다는 선배들의 말이었다. 필연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술에 취한 듯 웃고 떠들며 작업했던 대학 시절엔 그나마 이 시간이 최고의 시간이었는데. 지금은 전혀 아니다. 얼른 빨리 씻고 자고 싶다는 생각만 드는 시간이다.

와이프의 브런치 발행 글을 보며 울컥도 했다가 아둔하고 두서없던 말들로 상처를 줬던 일들까지 되뇌며 눈물을 찔끔 흘려보지만, 그것조차 억지스러운 느낌이다. 마음이 이끌 때 글을 써야겠다는 강한 생각이 들지만 그러다 보면 또 바쁜 일상 속에서 감정보다 이성이 앞선 업무들과 사람들 틈에 치여, 하염없이 시간이 지난 후에야 겨우 글을 쓰는 굼벵이 작가가 되는 건 아닌가 사뭇 걱정이 된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명대사처럼 얼른 씻고 자러 가야겠다. 대장 내시경과 위 내시경을 포함한 건강검진 때문에, 나조차도 씹어삼킬 듯한 배고픔으로 한껏 예민해져 있을 아내를 생각해야 한다. 내일 아침도 일찍 일어나-일찍이래도 7시나 8시 정도다 항상, 7시전에 일어나 식사준비하는 건 아내이다. 아이들 식사와 등교를 같이 신경 써야 하므로...

최대한 마음이 빨리 동하게 계속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다음 글도 굼벵이 말고 토끼같이 써 내려가 보려고 애써보자는, 자책 같은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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