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성산일출
지금부터는 말로만 새롭게 시작하는 그저 그런 새해가 아니다.
2026년은 은퇴 1년 차의 시작이다. 직장에서 벗어나면 하고 싶은 일이 많았다. 잠시 손을 놓았던 사진도 다시 시작하고, 생각하고 있던 책도 본격적으로 쓰고 싶었다. 그런 이유로 숲해설가도 되었고, 드론 지도조종자 자격도 얻었다. 준비하는 작업이, 이 두 가지와 관련 있어서다.
익숙했던 둥지를 떠나는 일은, 한편으로 후련하고 한편으로 불안하다.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계획했던 새로운 발걸음은 늘 두렵다. 어느 것이 되었던 되돌릴 수는 없다. 싫든 좋든 앞으로 나갈 수밖에…….
새롭게 시작하는 해는 ‘붉은말의 해’라고 한다. 말의 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묵혀 두었던 사진이 떠올랐다. 무려 10년이다. 이 사진은 성산을 배경으로 한 일출 촬영을 하려다 우연히 얻어걸렸다. 성산 바다에 떠오르는 붉은 태양의 모습을 상상하며 찾아갔지만, 늘 그렇듯 완벽한 일출은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고 했던가. 어정쩡한 해돋이 사진에 실망하고 돌아서던 그때, 바닷가 풀밭에서 풀을 뜯는 말이 눈에 들어왔다.
이후 말의 해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저 말의 해가 돌아오면 새해 사진으로 써보겠다는 생각이었다. 돌아온 말의 해, 쓰려고 보니 맞춘 듯 붉은말이기까지 했다.
10년을 묵힌 사진이 새로운 출발의 시작일 줄이야. 계산하지 못한 일이다. 뭐가 됐던 새로운 길을 나설 때 10년을 준비해 온 말과 함께 출발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조금은 두렵고 조금은 막막하지만, 계획했던 일들 잘 해내고 목적지에 잘 도착할 수 있기를 기원하고 다짐해 본다.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모든 분이 함께 그 기운 받으시길 더불어 소망해 본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행복하세요.
Happy new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