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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현 Jun 16. 2017

The small things matter.

작은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삶은 바뀔지도 모른다.


'Work life balance'라는 주제에 대해서 처음 탐색을 시작할 때, Nigel Marsh의 'How to make work-life balance work'을 TED를 통해 접한 적이 있다.


https://www.ted.com/talks/nigel_marsh_how_to_make_work_life_balance_work


그는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개인이 좀 더 능동적으로 나서야 하고 '일'이 나의 영역을 넘어 들어오는 것을 경계하라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이야기 중에서 와 닫았던 것은 '행복'에 대한 이야기였다. 행복은 어떻게 우리에게 오는가에 대해서 언급하는 부분이 있다.  삶을 통해 느끼는 행복은 대단한 변화나 성취를 통해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새활 속의 소소한 것에서 오는 만족이 나의 삶을 훨씬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The small things matter. Being more balanced doesn't mean dramatic upheaval in your life. With the smallest investment in the right places, you can radically transform the quality of your relationships and the qualtity of your life."

"작은 것들이 중요합니다. 삶의 균형은 극적인 변화에서 오지 않습니다. 작지만 유효한 노력이 관계와 삶의 큰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무릎을 쳤다. 맞는 이야기였다. 나 역시 직장인들이 느끼는 불행감은 미래에 대한 기대 때문에 현재를 희생하여 온다고 생각했었다. 비단 직장인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언제 어떻게 올지 모르는 미래의 성공과 변화를 위해 현재를 망각하여 불행한 것이리라... 


이런 불행은 과거부터 길러졌고 현재에도 키워진다.


우리는 성취 지향형으로 길러졌다. 지금 당장 행복해지기보다는 미래를 위해 대비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게끔 교육을 받고 자랐다. 거기에 덧붙여 우리는 무엇인가를 성취해야 보상을 얻을 것이라는 '조건문'을 통해서 교육을 받았다. 이 덕분에 우리는 현재 내가 느끼는 흥미와 즐거움을 음미하는 기회를 박탈당하고 말았다.


"이번에 시험 잘 보면 장난감 사줄게."

"대학 가면 살도 빠지고 이성친구도 생겨."

"직장에 들어가면 이 고생도 끝이란다."

"너 나중에 커서 뭐가 되려고 이러니."


어느 누구도 '지금의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개미의 배짱이의 이야기가 금과옥조의 격언인 것처럼 받아들여진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근면함과 인내가 불안정한 미래를 준비하는 최고의 길이라 배운다. 권선징악적 프레임으로 베짱이를 바라보기도 한다. 베짱이는 현재를 즐기다 불행해지는 어리석은 캐릭터로 아이들 마음속에 자리 잡는다. 그렇게 우리는 당장 행복하면 미래가 불행해진다는 이야기들을 상식처럼 받아들이게 되었다. 비극적인 일이다. 혹시 우리는 마치 파블로프의 개가 침을 흘리는 것처럼 당장의 행복을 떠올리면 미래의 불행이 떠올라 불안에 떨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길러지는 것뿐만이 아니다. 키워지기도 한다.


다 크고 나서도 우리는 현재의 행복에 집중할 수가 없다. 

"성공을 위해서 이 정도는 감수해야지?"

이 말은

"조직을 위해서 이 정도는 감수해야지?"

라는 말로 쉽게 치환된다. 이 한 문장은 힘을 갖고 있다. 누군가를 막대할 수 있는 힘 말이다. 회사의 태두리 안에서라면 나는 너에게 일을 시킬 수 있고, 짜증 낼 수 있으며, 무시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혹여 누군가 이 힘을 이해하지 못할라 치면, 자연스레 너 한 사람의 이기심 때문에 조직의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어도 되겠느냐는 물음을 되돌려준다. 우리는 이런 상황이 익숙하다 못해 가끔은 상식과도 같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참아야지 어떻게 하겠어... 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데...


'Small things matter'라는데 우리는 삶의 작은 것을 돌볼 여유조차 없다. 


내가 회사에서 '누군가'에게 조직의 이름을 머리에 얹고 해코지를 하면 그 파장은 나와 '누군가'에게 한정되지 않는다. 사람이 견뎌낼 수 있는 스트레스의 총량은 유한하다. 어디에선가 상처를 받은 사람은 다른 곳에서 그것을 풀어내야 한다. 회사에서 힘든 하루를 보낸 사람이 주위 사람에게 힘듦을 전염시키는 것은 당연하다. 회사와 삶이 분리되어야 한다고? 이상적인 이야기다. 현실에서 슈퍼맨은 나오지 않는다. 그것은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에 보이는 당연한 현상이다. 정말 힘든 직장 생활을 견디고 있는 사람은 누군가의 좋은 아빠나 엄마, 아내나 남편이 되기 어렵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말이다.


Nigel Marsh가 주장한다. 현재에 만족하는 삶을 살라고...

하지만 주위의 삶이 각박하고 처절한데 평온하게 현재를 즐기라는 말이 현실감 없게 들리기도 한다. 마치 시장통 한가운데서 명상을 하라는 것 같이 말이다. 일단, 정신적 리소스를 고갈시키는 환경으로부터 멀어지자. 그다음 주위를 둘러보고 내가 집중할 수 있는 느낄 수 있는 '현재'의 대상을 찾아보자.


이 단순한 행동들이 나와 내 주위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좋은 배우자, 좋은 부모는 성취로부터 오지 않는다. 곁에서 행복하게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렇게 될 수 있다.




당신은 행복에 목마른 사람인가 성취에 목마른 사람인가. 뭐 이런 질문으로 당신의 속성을 규정하는 뜻은 아니다. 속성이 규정된 사람도 없다. 성취를 위해 평생 살던 사람이 어떻게 행복해져야 하는지 궁금해할 수도 있고, 반대로 현재의 행복을 좇던 사람이 성취에 목마른 사람으로 변신할 수도 있는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만일 스스로 행복과 관계로부터 충만함을 얻고자 한다면, '나의 성취가 이루어지면 행복이 따라올 것'이라는 생각은 바꾸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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