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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 TV웹진 ‘매거진t’, 잠정 휴업 선언

“손 잡아줄 파트너 찾는다”…독자들 “도울 방법 알려달라”

by 차우진
2008.10.27. 피디저널의 기사. 이 기사가 나오기 두 달 전, 나는 [매거진t]를 그만두고 프리랜서 겸 구직자의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편집장은 백은하 선배, 그리고 강명석 씨는 기획위원으로 참여했다. 여기서 일하던 2년 동안 참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지금도 그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이 기사를 쓴 원성윤 기자 역시 [매거진t] 시절의 인연으로 아직까지도 여전히 좋은 선후배로 지낸다.
이후 [매거진t]는 독립잡지인 [10매거진]으로 바뀌었다가, 아시아경제로 옮겨 [10아시아]로 사명을 바꿨고, 이후 머니투데이에 자리를 잡고 [웹진 아이즈]로 사명을 바꿔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도 초기 멤버들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던, 공동체에 가까운 회사이기도 했다. (현재는 구성원들이 다수 바뀌었다.) 원성윤 기자는 이후 [10아시아]를 거쳐 [허핑턴포스트]의 에디터로도 일했다. 이 기사에는 드물게도 [매거진t] 시절의 메인 페이지 화면이 있어서 저장해둠.
18467_13161_588.jpg ▲ TV웹진 [매거진t]가 27일 무기한 휴업을 선언했다. ⓒ매거진t


TV웹진 〈매거진t〉가 무기한 휴업을 선언했다.


영화전문지 〈씨네21〉이 만든 〈매거진t〉는 ‘TV를 좋아하고, Taste(취향)를 중시한다’는 모토아래 지난 2006년 5월 29일 창간됐으나, 2년 5개월 만에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문을 닫게 된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TV 매체 비평이란 비슷한 성격으로 창간된 오프라인 잡지 〈드라마틱〉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1년 반 만에 무기한 휴간에 들어간 것을 비롯해 여러 TV비평지들이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문을 닫고 있어 매체비평 시장의 잠식이 우려되고 있다.


〈씨네21〉 기자 출신인 백은하 〈매거진t〉 편집장은 27일 독자에게 전하는 글을 통해 “주가를 보아도, 뉴스 속 대한민국을 보아도, 세계를 휘감고 있는 뒤숭숭한 기운에도 오한이 든다”며 “〈매거진t〉에게도 이 비정한 계절은 어찌나 공평하게 찾아오는지, 기자들의 의기는 충천하고, 독자들의 사랑은 만발한데, 다가올 겨울을 이길 창고는 텅텅 빈 지 오래”라고 사정을 소개했다.

18467_13162_5959.jpg ▲ 백은하 <매거진t> 편집장 ⓒPD저널

백 편집장은 “그저 시간 때우는 바보상자라는 오명 속에 살아왔던 TV에 대한 오래 묵혀둔 사랑을 표출하고, 우리의 즐거움을 보다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었다”며 “이왕이면 즐겁게, 배고프다는 투정대신 적게 먹더라도 되도록이면 유머를 잃지 않고 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웹 기사의 가치는 시장에서 충분한 재화로 보상 받기에 턱없이 모자라고, 진심으로 즐긴다고 말하는 독자들에게도 그것은 너무 당연히 취할 수 있는 ‘공짜정보’였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토록 냉정한 시장 안에서 〈매거진t〉의 지난 2년 5개월은 단 한 걸음도 쉬웠던 적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이번 주 〈매거진t〉는 2년 동안 익숙하게 정들었던 서교동 사무실을 떠납니다. 어디로 가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며 “독자 여러분들에게도 잠시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다. 이 안녕이 그저 매 계절마다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일주일간의 시즌 브레이크 정도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백 편집장은 “〈매거진t〉가 만들어 온 지난 길과 그 즐거움을 이해하고, 함께 손을 잡고, 때로는 든든하게 등을 떠밀어 줄 파트너를 찾는다”며 “기존의 매체여도, 개인이어도, 단체여도 상관없다. 타인의 온기가 절실히 필요한 시간”이라고 밝히며 끝을 맺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매거진t〉 독자들은 도움에 대한 문의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독자(unique)는 “〈매거진t〉라면 아낌없이 일주일 식량비용 쏠 각오가 되어 있다”며 “씨네21과 연계해 개인후원자를 모으시는 건 어떨지, 아니면 어떻게 도와드려야 할 지 직설적으로 알려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독자(veritas)도 “그동안 공짜정보를 너무나 즐겼던 한 사람으로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 안했다”며 “작은 힘을 보태고 싶네요. 방법을 알려 달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매거진t〉는 지난해 2월 테이스트팩토리를 세우면서 〈씨네21〉로부터 독립해 TV비평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테이스트팩토리는 〈매거진t〉 발간 외에 ‘두나’s 런던놀이’, ‘연인이여’ 등의 책을 출판하고, 오프라인 잡지까지 발행할 계획을 세웠으나 끝내 경영 악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잠정 휴업에 들어가게 됐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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