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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TV 보는 법, '매거진T'에 다 있다

[인터뷰] 창간 2주년 맞은 TV 웹진 ‘매거진T’ 백은하 편집장

by 차우진

피디저널 김고은 기자 / 2008.06.03


TV 웹진 ‘매거진T’가 지난달 29일 창간 2주년을 맞았다. TV를 좋아하고, Taste(취향)를 중시한다는 ‘매거진T’는 TV에 관한 것을 다루는 인터넷 ‘잡지’로 지난 2006년 5월 29일 창간됐다. 비슷한 시기에 TV 매체 비평이란 비슷한 성격으로 창간된 잡지 ‘드라마틱’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1년 반 만에 무기한 휴간에 들어간 반면, ‘매거진T’는 2년 만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는데 성공했다.

‘매거진T’는 당초 영화 전문지 ‘씨네21’에서 창간한 잡지다. 편집장도 역시 ‘씨네21’ 기자 출신인 백은하 씨가 맡았다. 그러다 지난해 2월 테이스트팩토리를 세우면서 ‘씨네21’로부터 독립했다. 테이스트팩토리는 ‘매거진T’ 발간 외에 ‘두나’s 런던놀이’, ‘연인이여’ 등의 책을 출판하고 있다.

16079_9555_3411.jpg ▲ 지난달 29일 창간 2주년을 맞는 매거진T의 홈페이지.

‘매거진T’가 다루는 영역은 대부분 TV에 한정돼 있지만, 거기서 쏟아져 나오는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시사교양프로그램 제작진부터 오락 프로그램과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까지 다양한 얼굴이 등장하며, 톱스타와 신예 스타, 언더그라운드의 스타까지 가리지 않는다. 국경을 뛰어넘어 미국의 뉴욕과 영국, 일본 등 해외에서 가장 ‘핫(hot)한’ 프로그램들을 길어 올리기도 한다.

또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를 좌우할 중요한 정책이나 이슈들도 외면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저급 문화’로 치부되던 TV 콘텐츠에 대해 “경외감을 가지고, 좋은 프로그램을 무료로 볼 수 있게 해주는데 대한 고마움을 갖고” 비평하는 덕분에 설득력이 강하다.

이처럼 특색 있는 콘텐츠와 깊이 있는 비평으로 ‘매거진T’는 대중에게 어필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매거진T’는 하루 4만 명 이상이 꾸준히 찾고 있고, 페이지뷰도 하루 10만을 넘는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엔 ‘매거진T’만의 코너가 별도로 만들어졌을 정도다.

그러나 백은하 ‘매거진T’ 편집장은 “방문자 수나 페이지뷰가 얼마라는 것보다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TV를 즐기는 사람이 있고, 또 그걸 알아보고 와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은하 편집장은 “이제 뭘 해도 호응해 줄 거란 자신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16079_9556_3445.jpg ▲ 매거진T의 편집장이자 오프라인 잡지 톰의 편집장이기도 한 백은하 씨.

당초 ‘매거진T’가 창간될 당시만 해도 사실 우려의 시선이 더 많았다. 웹진이란 한계 때문에 수명이 오래 가지 못할 거란 우려였다. 백은하 편집장은 “물론 지난 2년 동안 여러 어려움을 겪었고, 경영상의 어려움은 지금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백 편집장은 “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배불리 먹을 만큼은 아니지만, 뒷걸음질은 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집에서 기사를 쓸지언정, 잡지를 없애잔 생각은 한 적이 없다”고.

‘매거진T’는 최근 오프라인 잡지를 발간했다. 정확히는 테이스트팩토리에서 내놓은 ‘나의 취향’(Taste Of Mine)이란 뜻의 월간지 톰(TOM)이다. ‘매거진T’와는 전혀 다른 콘텐츠로 채워지며, 만드는 사람도 백은하 편집장을 제외하곤 모두 다르다.

오는 8월 창간을 앞두고 지난달 29일 창간준비호로 발간된 톰은 ‘뉴욕, 뉴욕’을 주제로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모아놓았다. 장르가 아닌, 하나의 주제 혹은 취향에 집중하는 것이다.

백 편집장은 “장르형 잡지가 아니다. 매달 우리가 관심 있는 주제를 집중해서 파는 거다. 엔터테인먼트 장르에서 이런 시도가 없었을 뿐,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라면서 “매달 새로운 잡지를 만들어내는 것과 같아 무척 긴장된다”고 말했다. 백 편집장은 “〈무한도전〉을 보고, 지아장커의 영화를 보며, 뮤지컬 〈헤드윅〉을 좋아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창간 2주년을 맞아 ‘오프라인 남동생’ 톰의 정식 발간을 앞두고 있는 ‘매거진T’의 목표는 “재미있게 사는 것”.

“우리 잡지를 보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 그리고 잡지의 대상이 되는 사람 모두 재미있게 살았으면 좋겠다. 엔터테인먼트란 게 그 이면은 어떤 비즈니스보다 더 얽히고설켜있다. 우리가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관객 혹은 시청자를 연결해주는 재미있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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