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랑 - 임진강 (2018)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이 영상, 이랑의 "임진강" 영상을 봤을 때 떠오른 문장이다.
(그리고 김정은의 신년사를 모든 국민이 본 1월 1일에 영상이 공개되었다)
이 노래는 북한 가요다.
원곡은 문학동인 카프(KAPF)의 일원(이자 월북작가, 그리고 북한 국가의 작사가인) 박세영 시인의 시에 고종한이 작곡한 곡으로 1957년 작.
북한 유행가로 조총련을 통해 일본에 전파, 60년대 말에 일본 밴드 더 포크 크루세이더스가 일본어 버전으로 발표했다가 정치적인 이유로 금지곡이 되었다. 하지만 그 시기 일본 운동권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곡.
60년대 말의 일본 고교생과 조총련계 고교생들을 다룬 청춘 영화 [박치기]에도 등장한다.
한국에서는 양희은이 부른 적이 있다.
이랑의 노래는 더 포크 크루세이더스의 일본어 버전이다.
이걸 보는 느낌이 묘하다.
남한의 가수가
북한의 노래를
일본어로 부르는데
영상은 수화다.
이 노래는 단절의 징표다.
그저 남북한의 문제로 환원되지 않는 노래이기도 하다.
내용과 무관하게 단절되고 거부당한, 금지와 억압으로 잊혀진 노래.
이랑이 그저 일본어로 노래를 했다면 이런 생각은 들지 않았을 거다.
영상이 수화여서 더욱 많은 생각이 든다.
안간힘을 쓰면서 '너와 얘기하고 싶어'라는 간절함 같은 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원래의 한국어 가사는 이렇다. (일본어 가사와는 조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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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 맑은 물은 흘러 흘러 내리고
뭇새들 자유로이 넘나들며 날건만
내 고향 남쪽 땅 가고파도 못가니
임진강 흐름아 원한 싣고 흐르느냐
강 건너 갈밭에선 갈새만 슬피 울고
메마른 들판에선 풀뿌리를 캐건만
협동벌 이삭 바다 물결 우에 춤추니
임진강 흐름을 가르지는 못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