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2019년 여름 쯤 서울 모처에서 스포티파이 관계자들을 만난 적이 있어. 홍콩(아시아 총괄 사무실이 홍콩에 있어)에서 날아온 이들은 '언제인지는 말할 수 없지만, 한국에 진출할 가능성은 높아'라고 얘기했던 것 같아. 일대일 미팅도 아니고 시간도 짧았지만, 거기서 나눈 대화를 통해 스포티파이가 한국 시장을 매우 신중하게+사려깊게 접근한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지.
자, 그래서 스포티파이 한국 진출에 대해서 좀 터놓고 얘기해보자.
보도자료는 "세계 최대 오디오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Spotify)'는 오늘(18일), 2021년 상반기 내 국내 서비스 론칭 계획을 발표했다."고 시작돼. (개인적으론 보도자료를 꼼꼼하게 보는 편이야. 물론 걸러서 봐야하는 내용도 있지만, 회사 입장에서 드러내거나 감추고 싶은 부분이 은연 중에 나오기도 하거든.)
형광펜에 볼드까지 쳤지? 스포티파이를 이해할 때는 '음원'이 아니라 '오디오'가 중요해. 스포티파이는 2019년부터 스스로를 '글로벌 넘버 1 오디오 플랫폼'이라고 정의하기 시작했어. 왜?
2019년과 2020년에 스포티파이는 32% 점유율을 차지하며 업계 1위를 지키고 있어. 대단하지? 그런데 이전 자료를 좀 같이 볼까?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스포티파이의 점유율을 36%로 부동의 1위야. (2020년엔 조금 줄었지만) 경쟁자는 애플 뮤직과 아마존 뮤직. 그런데 재밌는 게 뭔지 알아? 얘네들의 경쟁 구도는 수년 간 고착화되어 있어. 스트리밍 시장 자체가 늘고는 있지만, 기업의 성장율은 그대로라는 거야. 나는 이걸 '스포티파이의 위기 상황'이라고 해석해. 기업의 입장에서 업계 1위는 중요한 게 아니야, 더이상 성장하지 못한다는 게 진짜 문제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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