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리 인수에 4400억원을 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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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30일, 그러니까 며칠 전! 아마존이 팟캐스트 업체인 원더리(Wondery)를 인수했다는 뉴스가 꽤 핫했어. 가격이나 조건은 비공개지만 대략 한국 돈으로 4400억원 쯤 될 거라고 추정하고 있어. 팟캐스트 시장 최대 규모!
그런데 한국 언론에서 원더리는 '구독자 1000만명의 범죄/스릴러 장르 팟캐스트 서비스' 정도로 간단하게만 소개되더라고. 대체 원더리는 어떤 회사길래 이렇게 비싸게 팔렸을까? 또 아마존은 뭘 어쩌려고 이렇게 판을 키우는 거야?! 오늘 할 얘기야.
오늘의 TMI 토크:
1. 원더리는 어떤 회사야?
2. 아마존은 왜 원더리를 원한거야?
3. 앞으로 팟캐스트 시장은 어떻게 되는 거야? (feat.관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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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는 콘텐츠 기반 사업개발에 관심있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일단 짠!부터 하자. ㅋ 댓글은 언제나 환영!
원더리는 2016년에 출범했어. 스타트업은 아니었고, 20세기 폭스의 자회사였지. 원더리의 CEO인 에르난 로페즈는 당시 '20세기 폭스 인터내셔널'의 CEO이기도 했거든. 모바일 사용자의 니즈에 맞춘 오디오 쇼를 발굴하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 그게 바로 원더리의 설립 목적이자 20세기 폭스의 비전이었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책임질 사장은 구했으니, 제작 총괄은 누가 맡았을까? 제프리 글레이저라는 제작자였어. 제프리 글레이저는 <본즈>, <패밀리 가이>, <글리>, <모던 패밀리>, <더 엑스파일> 같은 엄청난 히트작을 총괄한 감독이야.
2018년 12월, 원더리는 4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해. 2019년 3월에는 월트디즈니가 21세기 폭스(=20세기 폭스의 새 이름)를 인수하면서 원더리도 디즈니로 옮겨갔지. 2019년 4월, 원더리는 유니버설 뮤직 그룹(UMG)과 음악 카탈로그를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얻어.
그 뿐 아니라 UMG 소속 아티스트들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팟캐스트를 개발하고 향후에 TV 시리즈나 영화로도 제작할 수 있는 권리까지 얻게 돼. 유니버설뮤직에는 테일러 스위프트, 켄드릭 라마, 레이디 가가, 리한나, 릴 웨인, 라다 델 레이, 아델 등 탑 티어의 아티스트들이 계약되어 있어.
2019년 6월에는 1천만 달러(108억 8천만원)의 시리즈B 투자(시리즈A는 2018년에 500만 달러)를 받았고, 2020년 4월에는 알 자지라 미디어 네트워크와 제휴해 아랍에 정식 런칭한다고 발표했어. 그리고 2020년 12월 30일, 아마존(정확히는 아마존 뮤직)이 원더리를 인수했지.
여기까지 보면 어때? 원더리는 그냥 팟캐스트 회사가 아니야. 영화제작사에서 만든 팟캐스트 회사지. 이게 왜 중요할까? 영화든 TV 시리즈든 중요한 건 '원작'이고 '스토리'야. 겨우 몇 페이지의 '이야기'에서 <스타워즈>도 <기묘한 이야기>도 시작되니까.
원더리는 바로 그걸 만드는 회사야. 20세기 폭스의 입장에선 영화/시리즈의 원 소스를 만드는 곳이라고 생각했겠지. 게다가 오디오 콘텐츠는 영상보다 돈이 적게 들어. 이게 핵심이야. 모바일 콘텐츠 시장은 사실 가성비 좋은 콘텐츠로 비벼볼 수 있는 시장이라는 거. 넷플릭스도 초기엔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적게 드는 다큐멘터리와 토크쇼로 주목받았고, 카카오페이지도 웹소설을 기반으로 제작사를 인수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수직계열 구조를 만들고 있잖아? 같은 맥락이라고 봐.
2020년 6월, 스포티파이는 <조 로건의 익스피리언스>라는 토크쇼 형식 팟 캐스트를 1억 달러(=1200억원)에 독점 계약했어. 미쉘 오바마, 킴 카다시안과 해리 왕자 부부도 스포티파이와 손을 잡았는데, 조 로건은 단일 프로그램으로는 최대 규모였어. 뭐 얼마나 대단하길래?
https://maily.so/draft.briefing/posts/11dca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