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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행가 Dec 17. 2023

운과 실력의 방정식
(마이클 모부신 지음)

투자의 길에 들어서면서, 공부를 하고 경험을 쌓으면 대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투자는 녹녹지 않았다.  할수록 어렵고 벽을 실감한다.   


마이클 모부신의 책 ‘운과 실력의 방정식’은 관점을 바꾸는 통찰을 준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다.  잘 안 되는 건 운 때문이다.  그래도 목표를 갖고 실력을 키워야 한다.  공부를 계속하고 경험을 쌓아야 한다.  언젠가는 운이 온다.  그때까지 지치지 말자……”


주식투자는 실력보다는 운이 크게 영향을 주는 영역이다.  주가는 기업의 재무적 성과에 대한 기대는 물론 금리, 경제성장률, 규제, 투자자의 위험선호도 등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주식시장의 폭등과 폭락은 수많은 사람들이 상호작용해 나타나는 결과이다. 따라서 인과관계를 찾아내기가 지극히 어렵다.  과거부터 폭등과 폭락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시장흐름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실력 

실력을 우선 키워야 한다. 실력을 쌓은 과정은 세 단계를 거친다. 


인지단계(cognitive stage): 활동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실수를 많이 한다.  지속시간이 가장 짧다.  투자 관련 공부를 하고 투자를 하기 시작하는 단계이다. 남의 것을 받아들이는 단계이다.

연합단계(associative stage):  공부한 대로 실행하여 성과가 생긴다. 투자가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기업 및 산업 관련 정보를 분석하고 가치 판단에 노하우가 생긴다. 

자율단계(autonomous stage): 투자성과도 있고 노하우가 몸에 밴다.  자신만의 직관이 만들어진다. 


투자의 길을 가다 보면 정체기가 생긴다.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초과수익을 내기 어려워진다.  왜냐하면 실력 있는 투자자가 증가함에 따라 실력 편차가 축소되어 운이 실력에 미치는 영향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때 멈추지 말고 투자 과정을 체계적으로 바꾸고 몰입해야 한다.  합리적인 투자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과정과 네트워크를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귀인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워렌 버핏은 찰리 멍거를 만나 급성장했다.  적시에 정확한 피드백을 주고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과정과 사람이 필요하다.  침체기를 벗어나는 과정은 고되고 시간이 많이 들어가므로 몰입해야 한다.  


의사결정과정

의사결정 능력의 핵심은 ‘정보를 이해하고, 일관된 방식으로 통합하고. 판단과정에서 정보의 타당성을 확인하고, 충동적 반응을 억제하는 능력’이다.  


저평가된 것처럼 보이는 주식을 사는 것은 운이 큰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좋은 과정이 되기 위해서는 분석, 심리, 조직적 관점에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분석이란 저평가된 주식, 즉 주식의 가치보다 가격이 낮은 주식을 찾아내는 행위이다.  가치는 내가 받는 것이고 가격은 내가 지불하는 것이다.  기업의 가치는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을 할인해 산출한 현재가치를 가리킨다.  


분석적 관점에서 가치와 가격의 괴리를 발견해 유리한 기회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자는 진정한 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미래의 현금흐름을 사야 한다.  가치와 가격이 괴리된 주식을 발견하면 그 괴리의 원인을 나름대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안전마진을 고려해야 한다.  안전마진은 가치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살 때 확보된다. 


그레이엄은 말한다.  “용기를 가지고 지식과 경험을 활용해라.  내가 사실에 근거해서 결론을 내렸으면, 판단이 건전하다고 믿는다면, 다름 사람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실행하라.”  즉 다른 사람과 생각이 일치해야 내 판단이 옳은 것은 아니다.  데이터와 추론이 옳다면 본인의 판단이 옳은 것이다.


심리적 관점에서는 인간이 빠지기 쉬운 편향이 무엇인지 알고 그 편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직관에 의존하지 않고 옳은 결정을 내리려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우리는 자신의 예측능력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다른 여러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일어난 일은 물론 일어날 수 있었던 일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해야 한다.


조직적 관점은 조직의 관례를 벗어날 수 있는 용기가 요구된다.  케인즈는 말한다. “장기 투자가 일반인의 눈에는 이상하고, 색다르며 경솔해 보일 것이다.  초과 실적을 내더라도 사람들은 그가 경솔하다고 느낄 것이다.  그리고 단기적으로 미달 실적을 내기가 쉬운데, 그러면 용서받기가 쉽지 않다.  세속적 지혜에 의하면 관례를 거슬러 성공하는 것보다 관례를 따르더라도 실패하는 쪽이 평판에 유리하다.’라고 말한다.”


포트폴리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종목 개별을 예상하지 말고 확률적 관점에서 기댓값이 유리한 종목구성을 하여야 한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첫째, 매력도가 높은 종목은 비중을 높이고 매력도가 낮은 종목은 비중을 낮춰야 한다.  둘째, 부채까지 동원하는 과도한 투자는 위험하니 피해야 한다.



주식투자는 그 끝을 알 수 없는 고독한 길이다.  전체를 보는 눈, 보이는 것 너머로 보고 대응할 수 있는 눈과 자세, 기질을 습득하고 연마해야 하겠다.  실력을 쌓고 과정에 충실하자.  사정참여자와 상호교감하자.  그래야 내가 다치지 않고 오래 투자를 할 수 있다.  호흡을 길게 하고 천천히 하며 가야 할 길이다.  과거의 기준은 버리고 변화를 받아들이며 조바심을 내지 말고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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