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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상 Nov 01. 2018

한일 사법시험 합격자의 암기 방법

문장을 잘 외우는 4가지 기술

우리가 공부를 하면서 많이 듣는 두 단어가 있다. 바로 '이해'와 '암기'이다. 강의를 들으면서도 '이해되시죠?'라거나 '이건 꼭 외우셔야 합니다'라는 등 이해와 암기는 수능시험, 자격증 시험 등을 막론하고 어느 강의에서나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암기의 사전적인 의미는 '외워 잊지 아니함'이다. 말은 참 쉽다. 하지만 우리가 암기할 때 '외워 잊지 아니함'이 아닌 '외워 잊음'이 되는 부분에 문제가 있다. 또 외워야 할 것은 좀 많은가? 웬만한 강의를 듣다 보면 이것저것 다 외우라고 해서 그냥 교과서를 통째로 외우라는 것은 아닌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가 암기해야 할 양도 많다.



암기를 잘 하기 위한 방법들을 검색해 보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나온다.


① 교과서 전체를 잘 이해해라

② 스스로 강의를 해봐라

③ 단권화를 하라

④ 집중하는 시간을 정하라


하지만 이런 방법들은 외우는 그 자체에 대한 방법들은 아니다. 암기의 종류에 따라서는 전혀 써먹을 수 없는 조언이 될 수도 있다.

위의 방법들을 동원하여 '경청의 7원칙'을 외워보자.


ㅁ 경청의 7원칙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들어라.
상대방의 이야기를 다른 곳으로 유도하지 마라.
상대방이 어떤 말을 하든지 당신의 마음을 닫지 마라.
상대방이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에 미리 대답을 하거나 그에게 줄 대답을 준비하지 마라.
가만히 듣기만 할 것이 아니라 적당히 맞장구를 치는 등 반응을 보여라.
상대방의 이야기를 요약하며 그것이 맞는지 확인하라.
문제 해결보다는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하는 것을 더 중요시하라.


어떤가? 적용을 시켜서 암기하기가 수월하였는가?

그 어떤 방법도 경청의 7원칙을 외우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①은 그냥 이해하고 암기하라는 말이다. ②는 스스로 강의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암기를 하라는 말이다. ③은 이곳저곳에 흩어진 정보들을 외우기 쉽게 조합해 놓으라는 이야기고, ④는 단지 시간을 정해 놓고 집중해서 외우라는 말이다. 그 어떤 조언도 경청의 7원칙을 외우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외워야 될까?
- 문장 암기의 4가지 방법 -



암기의 대상과 종류에 따라 방법은 조금씩 바뀌지만, 위와 같이 어떤 문장을 외워야 할 경우에는 4가지 방법을 따른다.



1. 암기의 개수를 파악한다

2. 키워드를 추출한다.

3. 나의 생활이나 상식에 연결시킨다.

4. 그룹핑 또는 시간 순서에 맞게 조합한다.



우선 위의 경청의 7원칙과 같이 하나의 항목에서 여러 가지를 외워야 할 경우에는 그 개수가 몇 개인 지부터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청의 7원칙의 경우 그 타이틀에서 7가지라는 것이 명확하게 나와 있기 때문에 이 작업은 필요 없다. 하지만 예를 들어 사형제도에 찬성하는 이유를 암기한다고 할 때 그 이유가 극악범죄 사전예방, 극악범죄에 대한 정당한 응보를 통한 정의구현, 오판 가능성은 사법제도의 숙명적 한계이지 사형제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근거가 있다면, '우선 근거는 3가지다'라는 것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확인을 할 때 무엇을 빠뜨렸는지 알 수 있다.



그다음에 해야 할 것이 키워드 추출이다. 어떤 시험이든 서술형의 경우 그 토시 하나까지 다 맞추기를 요구하는 시험은 없다. 시험을 보는 이유는 그 과목에 대한 이해도를 체크하기 위해서이지 암기를 잘하나 못하나를 가리기 위한 시험이 아니다. 경청의 7원칙이 시험에 나왔다고 한다면 그 내용을 정확하게 숙지하고 있는지를 테스트하고 싶은 것이지 그 토시 하나까지 완벽하게 외웠는지를 확인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모는 조사나 어미까지 완벽하게 외울 필요가 없고, 그래서는 안 된다. 키워드를 잡아서 그것들을 외우는 것이 중요하다.

 

①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들어라.
② 상대방의 이야기를 다른 곳으로 유도하지 마라.
③ 상대방이 어떤 말을 하든지 당신의 마음을 닫지 마라.
④ 상대방이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에 미리 대답을 하거나 그에게 줄 대답을 준비하지 마라.
⑤ 가만히 듣기만 할 것이 아니라 적당히 맞장구를 치는 등 반응을 보여라.
⑥ 상대방의 이야기를 요약하며 그것이 맞는지 확인하라.
⑦ 문제 해결보다는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하는 것을 더 중요시하라.


이렇게 키워드를 잡아가면 외워야 할 대상이 선명해진다. 그리고 키워드에서 나머지 문장들을 만들어 나가면 된다. 끝까지 들어라가 입력되어 있다면, 상대방의 말이라는 앞의 문장은 자연스럽게 떠올릴 것이다. 요약과 확인을 기억하고 있다면 상대방의 이야기 또는 말을 요약하며 그것을 확인하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다. 포인트는 키워드를 암기하고 그 키워드에서 나머지 문장을 뽑아내는 것이다.



세 번째로 암기할 내용을 일상생활에 녹일 수 있거나 자신의 상식에 맞게 연결을 시켜야 한다. 암기 대상마다 방법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위의 경청의 7원칙의 경우는 우선 자신이 상대방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다고 상상을 한다. 그리고 한 번씩 그 내용들을 곱씹어 보면서 그 내용에 맞게 자신이 듣고 있는 상황을 생각하며 자신의 상식이나 사고방식에 그 내용을 녹이는 것이다. 



네 번째로 그룹핑을 하거나 시간 순서 또는 논리적인 관계가 있다면 그것들을 적용시켜서 외운다. 경청의 7원칙에서 논리적인 구조는 딱히 보이지 않지만, 이를 크게 '듣는 부분'과 '듣고 난 후 말하는 부분'으로 내용을 그룹핑할 수 있다.  ①③⑦은 듣는 부분에 대한 내용이며, ②④⑤⑥은 듣고 난 후의 말하는 부분이다. 여기에 시간 순서를 넣어보면 '마음을 닫지 말고 감정에 공감하며 끝까지 듣고, 유도하거나 미리 대답하지 말고 적당히 맞장구도 치면서 이야기를 요약하며 확인한다'라는 식으로 내용을 간추려가며 외울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는다면 이런 상황이겠지?'라는 과정을 시간순으로 배치하고 비슷한 것들끼리 묶어 놓았기 때문에 서로 간의 연결관계가 생기면서 암기하기가 더 쉬워진다.



암기의 종류와 정도는 다양하다.



암기의 종류는 다양하다. 경청의 7원칙처럼 문장을 외워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사건이 발생한 년도나 어떤 기관의 구성원의 수 등 단순하게 암기해야 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시험의 종류에 따라 그 정도도 나뉜다. 객관식 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내가 말할 수 있을 만큼 암기할 필요도 없다. 지문을 보고 맞는지 아닌지 정도로만 판단할 수 있으면 되기 때문에 위의 방법들을 동원해 가면서 열심히 외울 필요도 없다. 물론 외워놓으면 좋지만 그렇게 모든 부분을 정확하게 외우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오늘 소개한 방법은 모든 암기에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객관식 시험을 대비한 암기의 경우에도 개수 확인이라던지 그룹핑 같은 내용은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무작정 외우지 마라. 그리고 전부를 외우려고 하지 마라.

당신이 무작정 외워야 하는 것은 집주소나 사랑하는 사람의 생일, 처음 만난 사람의 이름 정도로 충분하다.



암기에도 기술이 있음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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