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개와 인간이 모두 사라졌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입을 딱 벌린 구멍뿐이었다. 88 그는 채찍 대신 예의 그 곤봉을 쳐들었다. 타격이 훨씬 더 심해졌으나 벅은 여전히 일어설 것을 거부했다. 그는 동료들처럼 간신히 일어설 수는 있었다. 그러나 동료들과 달리 일어서지 않기로 작정했다. 그는 파국이 닥치고 있다는 것을 막연히 느꼈다. 87 손턴이 몇 번이나 말을 하려고 움칠했다가는 그만뒀다. 매질이 계속되자 그 사내의 두 눈에 눈물이 고였고 그는 몸을 일으키더니 어쩔 줄 모르고 서성거렸다. 86 그는 그 사람들이 어떤 부류인지 간파했기에 따르지도 않을 충고를 길게 말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86 아래에서는 강이, 위에서는 태양이 얼음을 녹였다. 84 눈으로 보는 것과 귀로 듣는 것 모두가 무뎌지고 아득해지듯이 매질의 고통도 무뎌졌고 아득하게 느껴졌다. 그들은 반쯤 살아 있는 것도 아니고 사 분의 일쯤 살아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생명의 불꽃이 희미하게 깜빡거리는 수많은 뼈들이 든 자루였다. 썰매가 멈추면 개들은 끈에 매인 채 죽은 듯이 털썩 주저앉았고 생명의 불꽃은 멀리서 희미하게 꺼져 가는 듯했다. 다시 곤봉이나 채찍으로 맞으면 그 불꽃이 희미하게 깜빡였고 그들은 간신히 일어나 비틀거리며 나아갔다. 84 가슴 아픈 몰골이었으나 벅의 마음만은 그렇지 않았다. 붉은 스웨터 입은 사내가 증언했듯이 벅의 가슴은 아직 부서지지 않았다. 81... 이때쯤부터........ 우아함과 낭만이 벗겨지고 나니 북극 여행은 그들에게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을 지키기 어려운.... ......속 좁은 그들은 힘들어하기만 했다. 그들은 근육도 아프고 뼈도 아프고 가슴도 아팠다.... 그리고 밤에 잠들 때까지 날카롭고 거칠게 말했다. 79 벅은 이 두 사내와 여자를 믿을 수 없다고 막연하게 느꼈다. 그들은 아무 일도 할 줄 몰랐고 시간이 흐를수록 어떤 일도 배울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78벅과 동료들은 신참들을 실망스럽게 내려다보았다. 벅이 급하게 그들의 위치와 하면 안 되는 일들을 가르쳤지만 해야 하는 일이 뭔지는 가르칠 수 없었다. 그들은 썰매 끄는 일을 신통치 않게 생각했다....... 그들 몸에서 부서질 거라고는 뼈밖에 없었다. 76모퉁이를 흔들흔들 돌아가던 썰매가 넘어졌고 허술하게 묶은 짐들 가운데 절반이 길 위로 쏟아졌다. 개들은 멈추지 않았다. 가벼워진 썰매는 옆으로 쓰러진 채 덜커덩거리며 개들 뒤에서 따라왔다. 개들은 지금까지 받은 나쁜 대우와 턱없이 무거운 짐에 단단히 화가 났다. 벅은 분노했다. 그는 달리기 시작했고 나머지 동료들은 모두 그를 따랐다. 핼은 소리쳤다. "멈춰! 멈추라고!" 72.... 그의 삶을 스쳐 가 버리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아주 힘들게 그 일을 했는데 전혀 효율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68. 데이브는 제발 그 자리에 있게 해 달라고 눈으로 애원했다. 몰이꾼은 당황했다. 66 그가 너무나 오래 일했던 자리에 솔렉스가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 낑낑댔다. 끈에 매여 달리는 자부심은 그의 모든 것이었기에 그는 죽을 정도로 아픈데도 다른 개가 자기 일을 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참을 수가 없었다. 62~63 한 시간쯤 일하여 다 보면 어둠이 새벽을 알리며 희붐해진다. 60.. 벅의 바로 뒤에서 달리던 파이크는 그가 가슴 끈으로 끌어야 하는 무게보다 조금이라도 더 짐을 지지 않으려 했는데, 그 빈둥거리던 짓을 당장 그만두었고 첫날이 지나기도 전에 살면서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짐을 끌게 되었다. 61 벅은 기록을 경신했고 날마다 신기록을 세웠다. 썰매 길은 최상의 상태로 단단히 다져져 있었고 방해가 될 만큼 눈이 새로 쌓이지도 않았다.... 영하 50도로 떨어진 채 여행 내내 그대로 있어줬다....... 개들은 가끔 멈출 뿐 계속 펄쩍펄쩍 달렸다. 57 프랑수아의 말이었다..... "스피츠란 놈도 지옥처럼 싸웠어." 페로가 벅의 드러난 뼈와 찢어진 상처를 살펴보며 대답했다. "그렇다면 저 벅이란 놈은 두 배로 지옥처럼 싸웠군. 자, 이제 우리 팀이 편안해지겠어. 스피츠가 사라졌으니 문제도 안 터질 테지. 암, 그래야지." 54 그러나 벅에게는 위대한 대장이 될 수 있는 기질이 있었다. 그것은 창의력이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싸울 수 있었으나 또한 머리로도 싸울 수 있었다. 50 스피츠는 더 이상 다들 두려워하는 대장이 아니었다. 오랜 경외감은 사라졌고 개들은 그들의 권위에 도전해서 동등해지고자 했다. 급기야 파이크는 스피츠의 물고기를 반이나 훔쳐갔다......벅은 스피츠의 코앞을 골목 대장처럼 으스대며 왔다 갔다 하곤 했다. 49벅이 그 소리에 그토록 끌린다는 것은 그가 문명의 상징인 불과 지붕의 세대를 거슬러 울음의 시대였던 거친 태초의 삶으로 완전히 돌아갔다는 것을 의미했다. 46 벅만이 달랐다. 그만이 그것을 참아내고 발전했으며 힘이나 야만성이나 교활함에서 에스키모개들과 맞먹었다. 그는 대장감이었다. 그를 위험한 존재로 만든 것은 붉은 스웨터 입은 사내의 곤봉이었다. 네가 대장이 되고자 한다면 무모한 용기와 성급함은 금물이다. 이것을 곤봉의 사내가 벅에게 가르쳤다. 벅은 별나게 교활해서 원시 동물이 그랬듯이 인내심을 가지고 자신의 시간이 올 때를 기다릴 줄 알았다. 37사나운 썰매개의 생활은 그것을 점점 더 키웠다....눈치 보는 법을 새롭게 배운 그는 자제할 줄 알고 침착해졌다......그래서 스피츠에 대한 증오가 깊어 가도 그를 불쾌하게 자극하거나 겉으로 증오를 드러내는 일은 하지 않았다. 36인간들이 북극에서 황금을 발견했기 때문에, 마누엘이 아내와 자신을 빼닮은 자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정도로 임금이 적었기 때문에 그는 그렇게 원시적인 모습으로 돌아갔다. 34붉은 스웨터 입은 사내의 곤봉은 근원적이고 원시적인 방식으로 단숨에 그를 길들여 버렸다......벅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도덕적 배려를 저버렸다. ......그는 당당하게 훔친 것이 아니라 곤봉과 송곳니의 지배 아래 몰래 교활하게 훔쳤다.... 벅의 발전(아니 퇴보)은 빠르게 이뤄졌다. 33 이 도둑질은 살아남기 힘든 북극에서 벅이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증표였다. 환경 변화에 순응할 수 있는 그의 적응력을 암시했는데 그것이 없으면 곧바로 끔찍한 죽음을 피할 길이 없었다. 그것은 한 걸음 나아가 그의 도덕성이 마모되고 붕괴되는 과정이기도 했다. 생존경쟁이라는 무자비한 투쟁에서 도덕성은 허영에 불과하고 장애물에 지나지 않았다. 개인의 감정과 재산을 존중하는 것은 사랑과 동포애의 법이 발휘되는 남부에서나 가능했다. 32 페로는 서둘렀다. 그는 얼음에 관해 잘 아는 것을 자랑스러워했는데 그것은 필수 지식이었다. 가을철 얼음은 아주 얇았고 급류에서는 물이 얼지 않았기 때문이다. 32 힘든 하루였다. 협곡까지 달려서 십 캠프를 지나 스케일 언덕과 수목한계선을 통과하고 빙하를 가로질러 몇십 미터 깊이의 눈 속을 달렸다. 그리고 염수와 담수 사이에 놓인 채 쓸쓸하고 외로운 북극을 가로막듯이 지키고 있는 거대한 칠쿳 분수령을 넘었다. 그들은 사화산의 분화구를 채우며 쭉 늘어선 호수들을 빠르게 지나갔다. 그리고 밤늦게 베닛 호수 입구에 있는 거대한 캠프에 도착했는데 그곳에서는 황금을 찾아온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벅은 눈 속에 구덩이를 파고 피곤에 지쳐 곤한 잠 속으로 푹 빠져들었다. 그러나 너무 일찍 추운 어둠 속으로 불려 나가 동료들과 함께 썰매에 다시 매여야 했다. 30..그는 문명화된 개였다....번쩍이는 구름 속에서 눈발이 흩날려 앞이 안 보이는 아침 속으로 높이 튀어 올랐다.......그는 눈앞에 펼쳐진 하얀 캠프를 보았고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았다. 그는 마누엘과 산책을 나왔을 때부터 전날 밤 잠자리를 파던 때까지를 기억해 냈다. 그 모습에 프랑수아가 환호성을 질렀다. "내가 말했잖아?" ..."저 벅이란 놈, 정말 빨리 터득할 거라고." 페로는 신중하게 끄덕였다.
주의를 일부러 흩트려본다
찡해서 딴생각
덕분에 토핑 데이, ♧ 들을 보내본다
#타자기 #그런날 #문장 #채움 #비움 #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