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걷기 4회 차

길 위로 나가기만 하면 꽃다발이 만 다발이야

by 홍선

조깅 어플, 경보기 어플을 글 쓰다 생각나 먼저 설치를 몇 개 하면서 다시 이어서 걷기에 대한 글을 쓰다.


대부분 걷지만 책, 나는 오늘 모리셔스의 바닷가를 달린다와 나는 달린다를 읽어서 마라톤이라는 그림 전에 조깅을 생각해서 달리기 어플을, 걷다가 어떤 길로 올라가는 사람을 보며 살짝 사각지대일 수 있는 외진 길이라 어느 경우에 물리적으로 막지 못하니 적어도 큰 경보음을 울려주는 역할은 할 수 있어야지 하고 경보음 어플을 두 개 설치해 보다.


문을 열고 나가기만 하면 길이다라고 한 게 무엇이었는지, 그래도 하기 힘들고 여러 가지 합리화로 누가 모르나 하던 것을, 이제는 걸어야 하는 여러 가지 당연한 이유로 걷는다.


비가 꽤 쏟아진 후 어제는 풀들이 누웠거나 쓰러져가거나 그래도 굳건히 얇은 꽃대는 겨우 세워서 꽃은 고개를 살짝 숙이더니, 비 지나 오늘은 2mm도 안 되는 가는 줄기가 곧게 서고 꽃은 반짝인다.


까치들이 깍 깍 깍깍 소리의 고저장단으로 네 마리가 모여들어 분명 긴요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오늘도 세 종류의 새를 본다. 그 길목인지, 돌아오는 길에도 그 새 한 마리만 먹이 스팟으로 정해놓고 조용히 그림처럼 부리를 물가 풀들 사이에 정지한다.


참새들은 참새의 이미지에 부합되게 어쩌면 꼭 금방 세 마리가 모여서는 그들만의 짧고 귀여운 몸짓으로 아무것도 없어 뵈는 바닥을 찍고 찍고 또 사람 발소리가 나면 제일 재빠르게 날아간다.


다리 위 비둘기들은 서로 간격을 유지하면서도 꼭 몇 마리씩 나란히 난간에 서서 좌우를 살핀다.


오늘은 이 길 끝까지 걷는다. 일요일이니까.


돌아오는 길, 점점 어쩐지 구름이 먹구름이 드리워진다.


네 번쯤 손가락으로 열을 꼽아 세며 조깅도 한다.


4km를 넘어 60분을 넘어 5.1km, 76분을 걸으니 60분즘에서 다리가 멈추고 싶어 하더라. 이런 거구나.


팔을 다른 형태로 흔들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기도 안 하기도 하면서 벌써 익숙해져서 다른 길을 걸어볼까 하는 마음을 흔든다.


의자에 앉은 할아버지의 큰 트로트 노래는 날 잊었느냐고 여자의 목소리가 흐른다.


반려동물과 산책 나온 사람들은 항상 반려동물들이 앞장선다.


다이소에서 챙모자를 2,000원 주고 구매해 오늘 사용하는데 쓸모 있군, 역시 지나가는 사람 몇이 챙모자를 쓰는 이유가 있군 하며 걷는다.


새벽 걷기 4회차, 6_7시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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