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일기는 프랑스의 학자 롤랑 바르트가 어머니의 죽음 이후 메모지에 기록해 둔 상실에 관한 슬픔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철학적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장이 짧아 다른 책들에 비해 비교적 읽기가 수월했다.
책을 읽는 내내 어머니를 잃은 저자의 고통과 사무치는 그리움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저자 롤랑바르트는 애도에 관한 자신의 글이 "문학"이 되어버릴까봐 두려워했는데, 고통이 "감상 가능한 것"이 되어 애도의 본질이 흐려지는 부분이 걱정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상실감과 슬픔을 언어로써 정확히 표현해 낸 바르트의 글은 많은 이들에게 위안을 주었다는 점에서 결국 문학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바르트가 남긴 한 메모에서처럼, 문학이야말로 필연적으로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고통과 슬픔과도 같은 진실들로부터 태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10. 31
나는 이 일들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 않다. 그러면 결국 문학이 되고 말까 봐 두렵기 때문에. 혹은 내 말들이 문학이 되지는 않을 거라는 사실에 대한 자신이 없기 때문에. 그런데 다름 아닌 문학이야말로 이런 진실들에 뿌리를 내리고 태어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애도일기>, 롤랑 바르트 지음.
상실을 겪은이들에게 위안을 준 <애도일기>를 읽으며, 애도는 살아있는 사람에게 평안을 가져다주기도 한다는 점에서 꼭 망자만을 위해 행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