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하이 -wordkill
프랑켄슈타인이라고 하면 온몸에 봉제선이 있고 나사가 박혀있는 괴물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러나 책을 읽어보니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의 이름이 아닌 괴물을 만들어낸 과학자의 이름이었다. 연금술을 동경했던 한 과학자의 욕심으로 인해 탄생한 괴물은 흉측한 몰골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배척당하게 된다. 책의 서두에는 실낙원의 한 구절이 적혀있는데 마치 괴물이 프랑켄슈타인에게 느꼈을 감정과도 같다.
“창조주여, 제가 간청하더이까, 진흙을 빚어 저를 인간으로 만들어달라고? 제가 애원하더이까, 어둠에서 저를 끌어내달라고……?” 《실낙원》(X. 743-5)
소설은 괴물과 괴물의 창조주인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모두 죽는 것으로 끝이 난다.
빅터는 자신이 탄생시킨 피조물을 찾아 죽이겠다는 일념 하에 괴물을 쫓다가 자신이 구출된 배에서 죽고, 괴물은 그 모습을 보고 울다가 자신도 죽겠다는 말을 한 뒤 사라진다. 이 부분을 읽을 때 애증과 슬픔의 감정이 뒤섞인 괴물의 모습이 너무 처절해 보여서 마음이 아팠다.
괴물에게 쫓기다 자신으로부터 빚어진 모든 참상을 끝내기 위해 마침내 괴물을 쫓아가기까지에 이른 빅터에게 자신의 죽음은 본인이 원치 않았다는 점에서 비극이었겠지만 괴물에게 있어서 죽음은 지긋지긋한 모멸감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탈출구였다는 점에서 어쩌면 희극이었을지도 모른다.
더불어 빅터의 욕심과 괴물의 원치 않은 탄생이라는 큰 주제는 인공지능의 발전, 아동학대, 따돌림 등과 같은 여러 사회문제를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점에서 메리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은 살면서 꼭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https://youtu.be/NYrFg0YvqCE?si=ImeGU23uHE08gJS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