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하고 살찌는 그 이상의 교훈
직장으로 다시 입사한 첫 해, 회식이 얼마나 많던지 한 달에 몇 번은 되는 거 같았습니다. 오늘은 어디 주최, 내일은 저기, 이렇기에 가능한 일이긴 합니다. 그나마 환영 분위기가 좀 시들해지고 COVID19 때문에 시들해져서 요즘은 회식이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주최하는 사람이야 신경 많이 써서 장소를 잡을 테지만 결국에는 거의 99% 이상이 고깃집입니다. 다를 것이 있다면 돼지냐 소냐 아니면 어쩌다 물고기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드디어 우리들의 진심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것도 먹으면 좋겠다.”
어차피 회식에 소비되는 금액은 대략 정해져 있고 회식이라는 것이 친목 도모의 성격이 강하기에 사실 거창한 가격의 음식을 고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능하든 아니든 간에 중국 음식도 나오고, 이탈리아 음식도 나오고, 급기야 뷔페식당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토의하며 느낀 점은 ‘그동안 메뉴의 다양성을 그렇게도 무시하며 먹었던가?’입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감자탕집도 가고, 뷔페식당도 가고, 그런 식으로 조금이나마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고 나름대로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여기며 실행하곤 했습니다.
오늘 새벽에는 가만히, 모세의 인도로 이집트를 나오던 이스라엘 백성의 마음이 읽어졌습니다. 말이 그렇지, 날이면 날마다 마냥 똑같은 메뉴인 만나와 메추라기라니요. 물론 상황이 상황이지만 적절히 우리의 입장대로 당겨 해석하자면 한국 전쟁 때 1.4 후퇴하면서 그 추운 날 밥과 김치만 있는 거랑 별반 다르지 않겠지요.
이처럼 사람의 입이 간사하고 사람의 마음이 변덕입니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그러한 불평이, 단 며칠이면 될 가나안 도착을 40년으로 늘려놓았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도 고민을 많이 하셨겠지만, 언뜻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인간의 투정이 과할 때가 너무 많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이냐면, 우리는 결과를 뻔히 다 아니까 ‘이스라엘 백성들은 바보같이 왜 그래? 조금만 참으면 될 일을 왜 망쳤어!’ 쉽게 비난하지만, 아무 정보도 없다면 우리라고 별 뾰족한 수가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우리도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들과 다른 점은 단순히 살아가는 시대만 다를 뿐입니다.
무엇을 먹든 무엇을 고르든 간에, 투정하지 않고 맛나게 먹어야겠다. 모든 일은 일단 긍정으로 받아들여야겠다. 결심하는 오늘입니다. 오늘 밤 잠자리에 들면서 하루를 결산하면 내 생활의 이문(利文)이 많이 남아 주변에 많이 돌려주는 삶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