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보편화된 풍경
1990년대 후반, 제 직장이 있던 중소도시에 규모가 있는 마트 하나가 역 근처에 들어섰습니다. 지금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럼 이름의 브랜드마트가 아니라, 지금은 어디에서도 잘 찾아볼 수 없는 그런 이름의 마트인데 개장 첫날 그 일대는 난리가 났습니다. 며칠이면 가라앉을 줄 알았지만 몇 달이 지나도 그 근처는 교통이 버벅댈 정도로 큰 혼잡을 빚었습니다.
교통난도 교통난이지만 주차난도 심각해서, 때마침 마트 때문에 매출 하락을 심하게 겪어 마음이 불편할 대로 불편한 주변 가게들과 고성이 오가는 일은 그냥 다반사였고요. 뒤늦게 해당 마트가 주차장을 마련하기 위해 부지를 확보하려고 노력했건만 주변에 나대지가 없는 이상 새로운 주차장 자리를 확보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경쟁이 치열해진 다른 마트와의 치열한 매출 싸움, 주차장이 더 편리한 곳으로의 고객 이동 때문이었는지 결국 반짝 인기만을 경험한 채 서서히 매출이 하락하더니 사업장 폐쇄로 이어졌습니다.
최근의 마트는 이때처럼 주차장 문제로 골머리를 앓지는 않습니다. 미리 주차장을 확보해 놓기 때문이지요. 만약 주차가 쉽지 않다면 쇼핑을 하는 사람은 불안한 마음이 더 클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마트의 크기는 점점 대형화되고 이로 인한 경쟁은 불가피합니다.
최근에는 그전처럼 어느 정도의 상도덕이 알음알음 존재하던 시절이 아닌 듯합니다. 동화책조차 서로 지킬 건 지킨다는 개념은 들어가지 못하는 듯합니다. 적자생존의 법칙이 오히려 득세하고, 오히려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 자체가 선(善)이고 승리이며 하나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시대입니다.
그러나 무한경쟁의 이 시대에 열심히 노력하고 부단히 노력하는 그 이면에는 반드시 보상받아 기분이 좋아지는 그 무엇인가는 반드시 존재해야 할 것입니다. 고객의 장바구니를 채우기 위해서 매장보다 더 큰 주차장이 필요하듯이, 내 인생의 큰 열매를 위해서는 그 열매보다 더 넓고 크고 높고 긴 마음의 여유와 보상이 필요한 것이 우리네 인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