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차, 몬트리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엔 교사들의 역량강화를 위한다는 이유로 학교에 가지 않는 PD(Professional Development) 데이가 매 달 하루이틀씩 있다. Public School 등 대부분은 PA(Professional Activity) 데이라고 하는데, 우리 아이들이 재학중인 학교는 좀 다르게 PD데이라고 표현할 뿐만 아니라 날짜도 다르다.
때문에 대부분의 학교가 쉬는 PA데이를 위해 개설된 커뮤니티센터의 일일캠프에 참석 못한다는 단점도 있지만, 우리 학교만 쉬는 PD데이엔 어딜 가도 상대적으로 사람이 덜 몰린다는 장점도 있다.
이번 10월의 PD데이는 10월 26일(목), 27일(금)로 주말까지 무려 4일간의 롱위켄이라 미리부터 몬트리올과 퀘벡으로의 여행을 결정하고, 성공적인 캐나다에서의 첫 가족여행을 위해 틈틈이 여행일정을 짜며 구글지도에 각종 위치를 저장해 두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캐나다에서 보낸 3개월간 비 예보가 있더라도 잠깐씩 이슬비가 내렸지, 한국에서처럼 굵은 빗줄기가 내린 적이 없어서 여행일정을 짤 때 비가 올 거란 생각은 전혀 해보지 않았는데,
여행 당일 아침식사를 마치고 출발할때 굵은 빗줄기가 내리기 시작했으니 낭패도 이런 낭패가 없었다.
몬트리올로 달려가는 중
집에서 몬트리올까진 대략 530km, 비가 오기도 하고 점심도 먹어야 하니 Oshawa와 Kingston 중간에 있는 The Big Apple이라는 곳에 들러서 잠시 쉬었다 갔다.
점심을 먹고 이동하던 중, 화장실이 급한 아이들을 위해 방문한 휴게소, Onroute
순수 운전시간만 6시간 걸려 몬트리올에 도착하니 미리 예약해 둔 Basilica 성당의 Aura 쇼 시작시간이 코앞이라 숙소에 체크인만 한 뒤 짐을 풀 새도 없이 성당으로 달려갔다.
쇼를 전체적으로 관람하기엔 앞쪽보다 중간이나 뒤쪽자리가 좋다는 글을 봤지만, 뒤늦게 입장해 자리를 고를 처지가 아니었던터라 어쩔 수 없이 앞쪽 자리에 앉게 됐다.
모든 카메라와 핸드폰을 꺼야 했기에 Aura 쇼를 찍진 못했지만, 성당 앞 조형물뿐만 아니라 좌우 기둥들, 2층 난간부터 천장까지 커버되는 환상적인 영상 및 레이저쇼에 성스러운 멜로디의 오르간연주와 경건한 성가대의 찬송이 더해지니 없던 신앙심도 절로 생겨나는 황홀함의 극치를 느끼기엔 충분했고,
우리 가족이 선택의 여지없이 앉게 된 앞쪽, 약 10~15번째 줄은 레이저쇼 한 가운데 앉아서 관람하는 느낌이 들어 매우 황홀한 느낌이었다.
중간이나 뒤쪽에서 본다면 관객석에 앉아서 레이저쇼를 관람하는 느낌이라 또 다른 느낌일테지만,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 해도 사람들이 몰려앉아있는 중간보단 여유있게 관람이 가능한 앞쪽에서 볼 것 같다.
쇼가 끝난 뒤 숙소에 들어온 뒤엔, 화려한 인테리어에 취향 저격된 아이들을 겨우 진정시키고 재운 뒤에서야 여행 첫날이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