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부터 작년까지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뷰티풀 민트 라이프의 ‘eARTh’ 캠페인에 자문위원으로 참여를 했어요. 페스티벌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이고자 시작한 것이었는데요.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기 공유 서비스로 전환을 하는 게 우선 목표였고 그건 어느 정도 달성이 됐어요. 대행하는 스타트업도 생기고 다른 페스티벌에서도 공유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고요. 남은 몇 가지 숙제가 있는데 하나는 스폰서들이 나눠주는 굿즈예요.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강하게 표현하는 페스티벌에서도 아예 없애기는 쉽지 않아요. 다른 하나는 음식물 쓰레기인데요. 업체와 협업해서 음식물 쓰레기가 되도록 덜 나올 수 있는 음식을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비건 음식 브랜드와도 같이 하고 있는데, 그렇게 나은 방향으로 조금씩 톤이 잡혀가고 있다고 봐요. 아무래도 음악 축제에 오시는 분들이 환경이나 동물 쪽에 감수성이 높으시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들을 좀 더 소개하는 장으로 만드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환경이나 자연에 대한 관심은 어렸을 때부터 많았어요. 자연과 나름 가까이 있었고, 지금 돌이켜 보면 환경에 대한 감수성도 좀 높은 편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굉장히 강렬했던 경험도 있는데요. 초등학생일 때, 눈이 내리는 인제의 한 자작나무 숲에 혼자 서 있었어요. 조용한 가운데 나뭇가지에 눈이 내려앉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대부분은 시각으로 자연을 보고 평가하지만 청각이나 후각도 되게 중요하거든요. 제가 귀가 예민하기도 하고, 사람 많고 시끄러운 걸 싫어하기도 하고요. 그런 경험 때문인지 자연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굉장히 많이 갖고 있었어요.그러다 음악을 하게 되었고, 오히려 20대에 지식이 얕았을 때에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겁 없이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학교에서 연구원으로 있다 보니까 생각이 많아지고 더 정확하게 얘기해야 할 것 같아서, 가볍게 메시지를 전하기가 점점 쉽지 않아요.
요즘 들어 어린아이들을 보면 미안하고, 미래가 많이 걱정돼요. 나라도 부끄러운 어른이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해요. 앞으로의 미래 세대를 위해서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사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gopddan
인간과 자연을 노래하는 여행자. 2006년 결성된 노리플라이(no reply)의 멤버이자 싱어송라이터. 2009년 EP <Tune Your Mind>로 솔로 프로젝트 튠(TUNE)을 시작했고, 우리의 소비로 상처받는 지구를 이야기하는 <끝없이 소비하라>, 환경 저널리스트 다이앤 듀마노스키 동명의 저서에서 시작된 <긴 여름의 끝>. 국제 해양 환경단체 MSC의 테마곡 <OCEAN>, 도시의 기억을 음악으로 담아낸 <문래동> 등을 발표하며 환경과 사회 이슈들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있다. 나아가 캠페인, 강연, 인터뷰 등을 통해 환경 운동을 비롯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 데에도 힘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