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많이 굳었다. 눈감고도 치던 반주가 버벅거려지고 중간중간 기억이 소멸되었다.
나의 미세한 신경들이 가지에 매달려있던 잎사귀 떨어지듯 앙상해졌다.
피아노를 친다는 것은 화성을 쌓아 올리고 올린 마디를 진행 감 있게 흘러 보내는 일이다.
그 어떤 과정도 소홀히 할 수가 없다.
시작하는 코드가 있으면 마무리하는 코드도 있어야 한다. 중간중간 대리 코드로 위기를 모면하거나 멋을 내는 텐션을 사용하여 여유를 부릴 수도 있다.
한동안 피아노를 치지 않으면 감각을 잃지만 마치 몸이 기억하듯 곧 감을 되찾는다.
우리가 크게 인생이라 부르고 작게는 하루하루라고 부르는 우리의 생활, 살아가는 모습과 너무나 비슷한 모양에 놀라곤 한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 원더 월에서 제공하는 권순관 님의 송라이팅 강의를 듣고 깊은 감동과 다시 의지를 되찾는다.
오늘도 하루는 그렇게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