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보드 앞에 보드마커
공용으로 쓰는 화이트보드
사무실에 흔히 있는 화이트보드의 매직펜은 대부분 잘 써지지 않는다.
열심히 무언가를 설명하려 펜을 열면 잘 나오지 않고 삐걱 소리를 낸다. 다시 다른 펜을 들면 역시 나오지 않는다. 이쯤 되면 화가 나고 다시 다른 색 펜을 들지만 역시 나오지 않는다.
아무도 자기가 확인한 다 쓴 펜을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기 때문이다. 다 쓴 펜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고 계속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똑같은 절망감을 준다.
잘 나오지 않는 것을 확인한 사람이 다 쓴 펜을 쓰레기통에 버린다면 누군가 새 펜을 가져다 놓겠지만 아무도 이 악순환을 눈치채지 못한다.
우리 사회에는 이 같은 악순환이 너무나 많이 있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