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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롬와이 Dec 27. 2023

클럽하우스 1,058일 넘게 하니 조금 알겠는 커뮤니티

커뮤니티를 만드는 다섯 가지 요소

얼마 전 클럽하우스 사람들과 세 번째 연말모임을 진행했다. 매년 그랬던 것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작은 선물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다시 말하면 코로나 암흑기에 인간레트리버 ENFP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시작한 탈출구, 클럽하우스를 벌써 3년이나 했다는 말이다.

클럽하우스를 운영한 지 1,000일이 조금 넘은 시간 동안 나는 클럽하우스를 통해 총 1,700여 명의 사람들과 대화를 했고, 몇몇 이벤트로 잔잔바리 게스트하우스를 애정해 주시는 많은 사람들이 있음을 느끼게 됐다.

세 번째 연말모임 함께 했던 사람들과의 소중한 사진

클럽하우스를 시작하던 시기 나는 멋쟁이사자처럼에서 브랜드팀 파트장으로 일하고 있었고, 커뮤니티를 더 크고 강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것에 관심이 많았다. 멋쟁이사자처럼 대학생(이하 멋대) 에게 더 많은 소속감을 만들어주고 더 강력한 커뮤니티가 되게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항시,,, 했었다. 그래서 클럽하우스를 통해 커뮤니티를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나는 왜 항상 SNS를 일처럼, 분석적으로 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지난 3년간 잔잔바리 게스트하우스를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신경을 썼던 몇 가지를 정리해 본다.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한 5가지 요소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는 Enrique Allen이 작성한 <커뮤니티 만들기를 위한 5가지 요소>라는 글에 나온 요소들을 많이 참고했었는데, 아티클을 쓴 Enrique Allen은 5가지 요소를 P로 시작하는 다섯 가지 단어 Purpose People, Practice, Place, Progress로 5P로 표현했다.

그래서 나도 위 다섯 가지 요소들이 우리 커뮤니티에 있는지 고민했었다.


1. 공간

클럽하우스 속 하우스(클럽)가 커뮤니티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느낀 건, 이 SNS을 이용하는 경험이 오프라인 게스트하우스 라운지와 비슷하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였다. 여러 명의 스피커가 올라와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쌍방향성과 실시간성을 가진 공간이라는 게 오프라인에서의 대화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클럽하우스를 시작 이틀째부터 잔잔바리 게스트하우스라는 이름을 정하고 꾸준히 유지했다. 


잔잔바리 게스트하우스라는 이름이 생기면서 우리 방에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여기가 진짜로 운영을 하시는 오프라인의 게스트하우스인가요?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었다. 이렇게 게스트하우스라는 이름 자체가 전달하는 오프라인 공간감이 커뮤니티의 만드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던 것 같다.

경주에서 마음에 들었던 게스트하우스

꾸준히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유지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디지털 공간에 자연스럽게 매일 모이게 되었고, 그 속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좋은 사람들이 서로 더 많이 알아가게 하고 그를 통해 관계가 더 깊어질 수 있도록 서로를 소개해주고 연결하는 일에 집중했다.


2. 관습 (매일 10시, 피크닉, 연말 모임)

“자~ 오늘은 이렇게 이야기를 해봤고요, 내일 오후 10시에 또 뵙겠습니다” 12시쯤 되면 내가 클럽하우스 잔잔바리 게스트하우스를 정리하며 했던 말이었다. 나는 1,000일이 넘는 시간 중 10일 이내의 시간을 제외하고 매일밤 10시(2년 정도 후 10시 30분으로 시작시간을 변경)에 클럽하우스를 시작해서 12시에 마쳤다. 물론 뒤풀이라는 네이밍으로 더 오랜 시간 사람들끼리 이야기를 이어 나가는 자율적인 방도 생겼었다.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있어 중요한 관습을 만들어내기 위함이었다. 아티클에서  Enrique Allen은  소속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 공동의 관습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매일 저녁 잠들기 전에 나누는 스몰토크를 통해 하루를 마무리하는 관습이 생겨날 수 있도록 방을 유지했다. 대화에서 좋은 경험을 했던 사람들의 추천을 통해 들어온 새로운 사람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즐거웠던 피크닉

코로나로 인한 제한이 풀리기 시작한 시점부터는 디지털의 한계를 벗어나 오프라인의 이벤트들도 관습적으로 유지하기 시작했는데, 매년 진행하는 피크닉과 연말 모임이 그것이었다.


3. 사람

결국 커뮤니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사람들은 서로 공유하는 것이 많아져 동질감을 느낄 때 소속감과 유대감을 느끼게 되는데, 각자의 머릿속에 있는 다양한 의견과 생각을 공유하고 그를 통해 동질감을 나눌 수 있도록 매일 주제를 다양하게 정해 2시간씩 대화를 나눴다. 그를 통해 사람들은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 동질감을 느끼게 되었고 별도로 만남을 가지고 더 깊은 관계를 가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나 없는 잔바리 모임을 할 때면 뭐 그게 그렇게 뿌듯했었다.)


같은 사람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커뮤니티의 분위기와는 크게 다른 사람들을 배제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였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커뮤니티였지만,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기 힘든 몇 가지 분야에 대한 주제(종교, 정치 등) 하지 않는 것을 기본 가이드로 하였다. 


또한 새로운 사람들이 스피커로 올라왔을 때는 몇 가지 대화를 통해 커뮤니티의 분위기를 해칠 수 있는 요소가 있다고 판단되면 정중히 커뮤니티 가이드에 대한 설명을 드리고 배제시키는 역할도 꾸준히 했었다.


4. 목적

사실 커뮤니티를 만드는 다섯 가지 요소 중 목적성은 잔잔바리 게스트하우스 중 가장 만들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구성원 모두에게 장기적이고 높은 비저닝을 주는 것과 우리 커뮤니티의 방향과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 부분이었다.


그래서 이 커뮤니티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목적성을 구성원들에게 공유하려고 노력했었다. “잔잔바리 게스트하우스는 일상이라는 여행을 마친 사람들이 디지털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를 정리하는 공간입니다.” 


오랜 기간 동안 클럽하우스에 접속하지 않았다가 오랜만에 다시 참여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을 볼 때면 잔잔바리 게스트하우스의 목적성을 잘 전달했다고 스스로 느끼기도 했다.


5. 성장

잔잔바리 게스트하우스 오픈 1,000일이 되는 날엔 잔잔바리를 통해 얻은 것들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했다. 1,000일간의 경험을 함께 나누며 잔잔바리를 통해서 얻은 것들, 성장한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사람을 얻었다,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들으며, 내 삶에 대해서 많이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 내 입맛에만 맞는 사람이 아닌 반대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성장했다.”, 내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라 안정감을 얻었다.”, 번아웃이 오는 시점에 많은 위안을 얻었다 등 각자가 얻은 성장 동력은 달랐지만 [다양성을 기본으로 한 깊은 대화]를 통해 많은 도움을 얻음으로써 각자가 성장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성장은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참여도가 필요한데, 이 참여도의 전제조건이라고 아티클에서 언급되는 것은 [먼저 주는] 문화이다. 특정 대가를 바라지 않아도 먼저 기여하게 되고, 이러한 문화가 전반적으로 잡혀있다면 어떻게든 나도 이 커뮤니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과 신뢰가 생긴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먼저 주는 문화는 잔잔바리를 유지할 수 있게 가장 큰 도움을 주신 루트스튜디오의 렉실장님 덕분이었다. 실장님은 잔바리의 아버지와 같은 역할로 항상 아낌없이 조언과 배려를 해주셨고, 그게 우리 커뮤니티를 유지하는데 참 큰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커뮤니티를 만드는 다섯 가지 요소에 대해서 정리하다 보니, 좀 더 열심히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 볼 걸 이라는 아쉬움도 들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이 프로젝트에서 너무나도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도움을 받았다는 점에 뿌듯함이 들기도 한다.


코로나가 끝나면서 사람들은 오프라인으로 다시 나오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클럽하우스는 점점 활성도가 낮아졌다. 지금 잔잔바리 게스트하우스는 11시 30분 이후 시간부터 사람들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10명~15명 내외의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개인, 브랜더가 빛을 바랄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 환경이 잘 갖춰져 있었기에 무엇보다 커뮤니티가 중요해지는 시기인 것 같다. 다양한 커뮤니티가 생겨나고 없어지고 있고, 또 커뮤니티를 통해 다양한 기회들이 생기고 있다.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으신 분이라면 커뮤니티를 만드는 다섯 가지 요소들을 꼭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좋은 커뮤니티를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좋은 커뮤니티가 있으면 나도 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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