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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롬와이 Nov 14. 2023

부모님과 여행을 떠나보세요

아부지와의 여행

내가 군대에 있을 때부터 사회 초년생이 될 때까지 8년의 시간 동안 엄마는 암과 싸우셨다. 엄마를 위해 우리 가족은 용인의 시골 마을에서 전원생활을 시작했고, 아부지는 하루가 멀다 하고 엄마를 모시고 몸에 좋다는 음식, 용하다는 병원들을 찾아다녔고, 암에 대해서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셨다. 거기에 일도 했으니 참말로 힘들었을거다. 그때는 아부지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가 엄마를 바라보고 살아왔다. 

페이스북 엄마랑나랑 페이지

나는 [엄마랑나랑]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고 내가 몰랐던 엄마에 대해서 기록하기 시작했다. 엄마는 왜 육상을 시작했는지, 엄마가 언제부터 닭발을 좋아했는지(사실 안 좋아했다 몸에 좋다니 드셨다고 한다) 인터뷰하고, 엄마랑 입었던 커플티, 엄마가 귀여웠던 포인트들도 많이 기록했다. 기록하다 보니 내가 참 엄마에 대해 잘 모르고 있더라 싶었다. 사실 엄마뿐만 아니라 부모님에 대해 잘 모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꽤나 많은 시간이 지났고, 그제야 돌아보니 아부지가 남아있었는데, 엄마를 챙기느니라 많은 에너지를 썼던 아부지는 생각보다 많이 약해져있었다. 아들 셋 모두가 엄마를 챙기느라 아부지를 덜 신경 썼구나 싶었다. 요즘 우리 형제들 카톡방은 늘 아부지 걱정 이야기다.


아부지를 돕기 위해 온 출장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깊게 생각에 잠기는 게 오랜만이다 싶었다. 6시간의 비행시간 동안 많이 고민도 하고, 밀어두었던 글도 썼다. 특히나 오늘 아침은 아부지랑 대화를 꽤나 많이 했는데, 동영상을 찍으며 오랜시간 아부지를 바라보다보니 얼마 전 엄마 기일에 펼쳐본 앨범에서의 너무 잘생겼던 어린 아부지 사진과 많이 다른 것 같아 더 속상했다. [엄마랑나랑]으로 엄마를 기록했던 것 처럼 아부지를 열심히 기록해야지 싶었다. 이번엔 많이 늦은 시작이 아니길!

뭐니뭐니 해도 아부지한테 가장 좋은 효도는 성당같이가기 인 것 같다.

아부지가 싫어하지만 난 아부지한테 반말하는게 좋다. 그게 뭔가 더 친근하다. 여전히 까불거리고 말 안 듣는 막내아들이고 싶다. 그리고 텍스트로 써지는 아버지라는 단어는 뭔가 더 딱딱하고 형식적이어서 아부지라는 단어가 나는 참 좋다.


아부지와 떠난 태국은 출장을 위한 시간이었지만, 난 이번 여행이 꽤나 퍽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도 많이 추천을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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