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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롬와이 Nov 19. 2023

잔잔의 완성된 모습을 기록하며

잔잔의 모습을 담아준 사람들 : 박성재 작가님

잔잔이 완성되고 두 달간의 시간 동안 집들이라는 콘셉트로 주위 소중한 분들을 초대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간을 기획했던 그 본질적인 이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미루지 않는 것]에 대해 좀 더 집중하고 싶어서였다. 오랜만에 연락이 된 친한 동생들의 남편과 아이들부터, 재수학원 동생들, 대학교 동기들, 함께 클라이밍을 하는 크루들, 첫 회사 동기들, 큰 형과 큰 형수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이 공간을 이용해 주셨고, 사람들이 공간을 이용해 나가는 모습을 확인하며 이 공간이 그 활용과 쓰임새를 충분히 해나감을 확인하고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공간을 방문해 준 모든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요청했고 그 피드백을 공간에 반영함으로써 좀 더 사람들이 이용하기 편리한 공간으로 바뀌어 나갈 수 있었다. 그렇게 결국 완성된 잔잔, 그 모습을 담기 위해 얼마 전 공간 촬영을 진행했다.


너무나도 좋은 작가님과 모델분들을 만나서 촬영을 잘 끝낼 수 있었는데, 작가님은 이미 스테이폴리오에서 많은 촬영을 진행해 보신 경험이 있었기에 스테이폴리오의 대표님의 전폭적인 추천으로 함께 협업을 할 수 있었다. 작가님과 만나기 전 작가님의 인스타그램과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기존의 다양한 촬영컷들이 작가님이 다양한 레이아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시는 분이라는걸 보여주고 있었다. 내가 원하는 잔잔의 모습을 잘 기록해주실 수 있을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촬영에 앞서 대화를 통해 작가님과 함께 촬영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작가님은 평소에 눈여겨보던 공간 이미지와 키워드 등을 요청해 주셨고, 나는 아래와 같이 답변드렸다.

에이전시에서 일했으면서도 이렇게 밖에 설명을 못하는 나도 참,,,

오늘은 잔잔을 첫 모습을 아름답게 기록해 주신 공간과 브랜딩 관련 포토그래퍼이자 비디오그래퍼, 박성재 작가님과의 이야기를 정리해 본다. 


작가님 너무 고생 많으셨어요, 작가님은 공간 촬영만 진행하시나요? 

우선 공간이 제 주요 피사체이긴 하지만, 공간만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인물 외에 스토리를 담을 수 있는 요소들을 담고 있는데, 공간은 공간 디자이너 혹은 건축주의 엄청난 고민과 자본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스토리가 담겨 있습니다. 때로는 그 스토리라는 게 조악하기도 하고 억지스럽다 할지라도요. 그렇기에 대부분의 공간은 그 안에서 교감하고 사진으로 전하기 용이한 요소가 있어 공간이 주 피사체가 되는 듯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1층 공간, 잔1

공간의 또 한 가지 매력을 들자면 자연이나 사람은 시시각각 변하는 데에 반해 공간은 언제나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줍니다. 물론 날씨등의 변수는 있지만 그 또한 기다리다 보면 다시금 필요한 날씨가 돌아오죠. 변함없이 기다려 주는 것이 삶에서 많지 않은데, 이러한 점이 또 한 가지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듯합니다. 말씀드렸듯 저는 스토리 혹은 감성을 담아내는 것을 희망하고 있고 지금까지 그 방법론이었던 공간이나 제품 그리고 브랜드를 넘어 인물을 통해서 이야기를 전달해 보는 것이 사진작가로서 제 큰 소망입니다. 


많은 공간을 촬영하셨을 것 같은데, 잔잔이라는 공간에서 주는 느낌을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건축주의 캐릭터가 많이 담긴 공간이라 생각했습니다. 스테이 산업도 상향평준화 되면서 어느 정도 큰 틀의 장르들과 이에 따른 톤&매너가 획일화되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에 구태여 동참하지 않는 자유분방함이 느껴졌고 그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잔잔이 주었던 감상을 구태여 표현하면 아주 잘 꾸며진 친구의 자취방에 놀러 가는 기분이랄까요? 이 덕분인지 저도 굉장히 마음 편하고 즐겁게 촬영에 임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과 컷을 꼽자면 어떤 컷일까요?

작가로서 모든 컷들이 자식 같기도 해서 선뜻 고르기는 어렵지만 위 사진에 가장 많은 눈길이 갔습니다. 사진이론적으로는 큰 기교는 없지만, 두 모델분들의 뒷모습이나 맞은편 빛에 닿은 햇살의 조화가 이 한 장이 잔잔이 준비한 이야기의 정수라고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작가님이 픽한 잔잔의 베스트컷

잔잔을 촬영할 때 신경 썼던 부분이 있을까요?

여러 번 되풀이되는 단어들이지만 어느 공간이든 그 안에 입혀진 스토리를 담아내려 하고, 그 감상을 교감하며 촬영하고자 합니다. 잔잔의 경우도 이곳이 준비한 시퀀스와 모델분들이 실현해 가는 스토리를 담아내려 최선을 다했습니다.


공간 촬영을 의뢰하시려는 분들에게 말씀을 해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그 누구보다도 공간에 대해 잘 이해하시고 있고 또 어떻게 전달하실지 고민하신 분은 의뢰하신 분이십니다. 이 점을 인지하시고 이 공간 속에서 담길 이미지에 대해 가능하면 상세히 사전에 상상하시고 작가와 소통하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사진작가도 사람이기에 공간의 전반적인 존재의미에 대해 이해할 때 더 세심한 눈으로 담을 수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2층 공간, 잔2

공간 촬영을 하려는 분들이 참고하면 좋을 곳이 있을까요?

현재 국내에서 공간 혹은 건축 관련 촬영을 활발히 진행하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아서 한 분 한 분이 다 롤모델입니다. 다만 제 사진에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은 텍스쳐 온 텍스쳐 스튜디오의 정유진(활동명 정멜멜 @meltingframe) 작가님이십니다.


 만약 사진 촬영을 업으로 삼으시는 것을 고려하신다면 벤치마크를 국내에서 찾으시기보다는 Cereal Megazine, Open House, Local Project 같은 해외 매거진을 통해 감각을 키우시는 것을 권해드려요. 후발주자가 주목을 받으려면 아무래도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희소성으로 승부하는 게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박성재 작가님과 강릉에서 하루 종일 촬영을 하는 시간 내내 작가님의 열정과 전문적인 시선들이 많이 보여서 너무나도 즐거운 촬영이었다. 물론 결과물도 기대한 것만큼 훌륭하게 나왔기 때문에 더더욱 만족스럽다. 오늘 이 포스팅을 통해 다시 한번 작가님의 촬영에 대한 감사함을 상기시켜 본다.


박성재 작가님의 포트폴리오 확인과 컨택포인트는 아래 홈페이지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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