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로 만든 음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그를 만나고 나서 황태국이 좋아졌다.
강원도에 있는 맛난 황태국집.
그와 처음으로 함께 여행을 떠났던 날, 먹은 음식.
그 후 몇 번을 더 찾아갔는데
처음보다는 두 번째가,
두 번째 보다는 세 번째가 더 좋아지며,
먹을수록 그 맛에 점점 빠져들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가 점점 더 좋아졌던 것처럼.
그를 만나고 먹게 된 음식 중에서는 감자탕도 있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감자탕을 먹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야채, 떡 사리, 당면 사리만 골라 먹었는데, 한 점 두 점 먹다 보니 고기 맛이 좋았다.
부추도 있다.
그는 모든 음식에 부추를 넣어 먹기를 좋아했다.
난 익힌 부추는 조금 먹었지만,
생 부추는 소화가 잘 되지 않아서 먹지 않았는데
몸이 따뜻해진다며 먹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몇 번 조금씩 먹다가, 곧잘 먹게 되었다.
그에게 점점 익숙해지고 그의 취향이 내 취향인 듯.
황태국이 먹고 싶어 스스로 끓여먹고
감자탕집을 거부감없이 가게 되고
부추를 솎아내지 않고 먹을 때
그가 더 이상 연상되지 않기를.
좋아하게 되고 익숙해진것들이
그대로 그렇게 남아 있듯이
남의 사람이 되어버린 그도,
그대로 그렇게 내 마음에 남아있기만 하기를.
감정의 동요없이 가만히 바라볼 수만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