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을 용기로!

by 지홀
노르웨이 오슬로의 오페라하우스


문득 북유럽을 가고 싶었다. 백야를 보고 싶었다.

항공권을 알아보다 저렴하게 프로모션 중인 핀에어 항공을 발견하고 다소 충동적으로 예약.

항공을 예약했고 환불도 되지 않으니 '그래, 가자' 하며, 블로거들의 여행기를 뒤져 저렴하면서도

깔끔한 숙소를 알아보고 여행 일정을 짜며 설레고 들떴었다.


한편으로는 정말 수년만에 혼자 하는 여행이라는 생각에 두렵기도 했다.

여행 가기 전날 까지도 너무도 낯선 곳을 '혼자' 간다는 것에 망설임과 두려움이 가득했다.

여러 나라를 다녀봤지만 유럽이란 대륙을 밟아본 건 단 한 번. 다른 사람들이 보통 서유럽을 먼저 여행하고 그 다음 동유럽에 가고 북유럽은 마지막에 가는 곳인데, 파리에 한번 출장으로 다녀오고는 덜컥 '혼자' 가는 여행지로 북유럽을 선택하다니. 여럿이 가는 패키지 여행도 아니고 혼자서 가도 안전할까? 너무 먼 곳인데, 무사히 다녀올 수 있을까? 하며 별의 별 걱정을 했다. 20대 때는 혼자서 타히티까지 잘도 다녔는데, 나이 들고 나니 두려움이 커지는구나 싶었다. 특히 요 몇 년 간은 출장으로 늘 두 명이상이 다니고, 여행은 그와 함께 다녔기에 '혼자' 가 어색하기도 했다.


심지어 여행 가기 전날에는 버스가 급정거하여 바닥에 내동댕이 쳐지는 일을 당하고, '이건 가지 말라는 신의 계시인가' 하며 찜찜한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짐을 싸면서도 '이대로 그냥 취소해버릴까, 그럼 환불도 못 받는데..' 이런 마음을 떨치지 못하고. 그러다 '액땜했다고 치자'하며 용기를 냈다. 세상 어디에 떨어뜨려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그래, 어느 곳에 가도 사람 사는 곳은 똑같다는 진리를 잊지 말자'하며 마음을 다독였다.

헬싱키 우르슬라까페 [영화 '카모메 식당'의 촬영장소]

헬싱키에서 1박.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베르겐까지 여행하고 백야를 봤다.

24시간 해가 지지 않는 신기한 현상.

자다 깨어 창밖을 보면 환하고 또 자다 깨어 밖을 보면 환하고. 밤 12시가 되면 마치 저녁 무렵 땅거미가 지는 듯하다가 새벽 2시가 되면 다시 날이 환하게 밝아졌다.

헬싱키도 노르웨이도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고,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을 사는 곳이었다.

안전하고 상식이 통하는 여느 도시와 다름없는 곳. 혼자였지만 안심이 되었던 세상.


미지의 세상으로 나서는 일이 때로 두렵지만, 발걸음을 떼고 나면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다는 진리. 두려움과 걱정에 시작하지 못하면 영원히 시작하지 못한다는 것. 그 평범함을 아주 오랜만에 몸소 체험했다.


영화 “명량”의 이순신 장군의 대사처럼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는 것"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기 위해서는, 두렵더라도 발을 떼고 앞으로 나아가면 두려움은 사라진다는 것. 그렇게 발을 떼는 게 용기이고 마음을 먹으면 되는 것.


물러서고 싶던 마음을 꾹 참고 발을 떼었더니, 백야를 체험하게 되었고 보다 넓은 세상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정말 오랫만에 복잡했던 생각과 마음을 정리하고 휴식하는,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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