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이섭의 연애≫작가 김언희 제34화
여주인공 부모는 막국수 집을 운영한다.
여주인공이 엄마에게 막국수 장사는 한 계절 장사라 불만이라 했더니 그 엄마는 이렇게 말한다.
“그러니까 여름이면 막국수가 생각나는 거여. 한 계절이 그래서 좋은 거다. 한 때가 그래서 좋은 거여. 아쉽고 그립잖여”
봄이면 벚꽃엔딩 노래가 들려온다. 한 때 이 노래에 설렜고, 그 설렜던 이유로 한동안 이 노래를 들을 수 없었다. 멜로디만 들어도 힘들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흘러 다시 벚꽃엔딩을 들을 수 있게 되었지만, 찾아 듣지 않는다. 들려오면 아무렇지 않게 들을 수 있지만, 듣고 싶던 예전 마음은 회복하지 못했다. 그렇게 벚꽃엔딩은 한 때 좋아했던 노래가 되어버렸다.
아쉽고 그리운 한 때에는 다시 갈 수 없는 한 때가 있을 것이고, 매년 다시 즐길 수 있는 한 때가 있을 것이다. 전자가 아스라한 추억으로 마음에 남는 것이라면 후자는 생생하고 즐거운 오감의 기억이 뇌에 남아 있는 것일 테다. 후자의 경우는 제철 과일, 붕어빵과 호떡처럼 겨울에만 먹을 수 있는 것, 봄날의 꽃놀이, 여름날의 수영장, 워터파크에서 놀기, 가을날의 단풍 구경, 겨울의 온천 등 때마다 즐기고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계절이 지날 때는 아쉽고 겨울엔 봄을, 여름엔 가을을 그리워하지만 매년 어김없이 오는 한 때를 즐길 생각에 또 기운을 차리게 된다.
반면, 전자는 추억으로 남은 감정의 기억으로 그저 그립다. 도덕 선생님을 짝사랑한 나머지 도덕 선생님과 친하게 지내던 무용 선생님을 질투했던 고등학생 시절, 동아리에서 만난 대학원생 아저씨에게 한 눈 팔려 옆에서 불러도 못 알아듣던 대학생 시절, 가족보다 '나'만 생각했던 이십 대와 삼십 대 등 다시 갈 수 없는 한 때는 더 아쉽고 그립다.
지나온 한 때가 있다면 미래에 지금을 그리워하고 아쉬워하는 한 때가 계속 펼쳐질 것이다. 어쩌면 훗날 흑역사로 남을지도 모르는 시기를 지나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돌아보면 힘들었던 한 때가 서서히 바래져 힘듦만 남지 않고 그때 터득한 깨달음이 나를 더욱 성숙한 사람으로 만들었음을 알게 되기도 한다.
그러니 오늘에 충실하자. 오늘이 아쉽고 그립고 좋았던 한 때로 마음에 남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