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고결하고 천박한 그대에게》작가 백묘 제13화
여주인공 아리아나의 속말
"그들의 미움조차 오롯이 내 것으로 받아들이면 무서울 것도, 안타까울 것도 없는데, 그걸 너무 늦게 깨달았다. 날 싫어하는 사람의 애정을 얻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것만큼 부질없는 짓이 없었다. 어차피 타인의 애정은 먼지처럼 덧없는 것. 날 사랑하는 건 나 자신 하나면 족하다."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누군가가 나를 싫어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움츠러든다. 왜 미움을 사게 되었는지, 잘못한 일은 무엇일까 되짚어보게 된다. 잘 지내기 위해 물질적으로, 시간적으로, 심적으로 정성을 쏟았는데 결과가 따라오지 않는다. 더 이상 신경 쓰고 싶지 않아 '무시'하지만, 그로 인해 관계는 더 소원해진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이 있는데, 주는 마음에도 불구하고 어긋나는 관계라면 스쳐 지나는 인연일 것이다. 애달아 하기보다 심리적 거리를 두는 편이 정신 건강에 좋다.
제65화 남주인공 사이러스의 말
“무의미한 원망과 경계는 사람을 피로하게 만들지. 믿어야 할 자를 의심하다가 적의 공격에 마땅히 대응하지 못할 수도 있어. 쓸데없는 일에 촉을 예리하게 세우느라 그 촉을 올바른 방향으로 돌리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지.”
개와 늑대의 시간은 개인지 늑대인지 구분할 수 없는 해 질 녘의 시간이라고 한다. 그 시간대의 하늘은 일출과 일몰의 하늘이 닮아서 사진이나 그림으로만 보면 구분하기 어렵다. 내 편인지 남의 편인지 알기 어려운 사람이 있다. 혹은 내게 유리한 상황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어려운 때가 있다. 제삼자의 눈으로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인데, 내 일이 되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한 발 물러나서 보려고 시도해야 한다. 그림을 그릴 때 물감을 칠하던 그 부분만 파고들지 말고, 가끔 뒤로 물러나 캔버스를 보면 그림이 달라 보이듯이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알면서도 잘 되지 않는다. 그럴 때는 나와 상황을 잘 이해할만한 사람과 의논하면 좋다. 자아도취, 자기 연민, 자책감에 빠지지 않고, 나를 객관화시켜 줄 수 있는 사람과.
제183화 서브 남주 제오르의 말
“신께서는 말이야. 아이를 아직 덜 구운 반죽 상태로 세상에 내려 보내. 그래서 부모와 어른들이 멋지게 마무리를 하게 하시지. 어린아이는 무척이나 작고 여려서, 어떤 말을 듣고 어떤 대우를 받으며 살았는지에 따라 보석이 되기도 하고, 빵이 되기도 하고, 검이 되기도 해. 천사가 되기도 하고, 악마가 되기도 하지.”
그렇다. 한 생명을 끝까지 책임지고 어엿한 성인으로 키워낸 모든 어른에게 박수를 보낸다. 특히, 부모님. 천진난만한 아기 때부터 반항의 시기에 함께 힘들어하며 올바른 사람으로 자라도록 애쓰신 부모님께 경의를 표한다. 조카들을 착하게 키운 동생들, 사회에 일조하는 훌륭한 시민을 만든 친구들 모두 멋지다. 한 생명의 온 우주가 되어 보살핀 그들은 위대하다.
제206화 여주인공의 아버지 러셀의 마음
"잘못된 선택과 어리석은 행동과 바보 같은 믿음과 헛된 소망으로 점철된 최악의 삶이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아니라고 하는 일이 있다. 잘못된 선택이라고 알려주지만 당사자는 체감하지 못한다. 사랑, 돈, 권력, 명예 무엇 때문이 든 내 눈에만 보이지 않는 때가 있다. 혹은 어렴풋이 이상한 것을 감지하더라도 눈을 감을 때가 있다. 들추고 꺼내면 문제가 커질까 봐 몰래 덮어둔다. 그 문제를 직면한 순간 해결하지 못할까 봐, 문제에 짓눌릴까 봐 두려워 모르는 척한다. 놔두면 문제가 없어지기라도 할 것처럼, 헛된 희망을 품는다. 언젠가는 닥칠 일을 유예시키며 불안하게 끌려다닌다. 똑바로 직시해야 한다. 용기 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