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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파리에서 뭘 먹을까?
답 :양파수프와 알리고

by 이재형

파리의 겨울은 쌀쌀하고 바람도 차갑습니다. 이럴 때 속을 든든하게 채워줄 음식이 생각나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양파 수프와 알리고를 추천합니다.

양파수프는 대부분 스타터로 먹습니다만, 위가 작은 저는 한끼 식사로도 충분하더군요. 지역에 따라 조리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양파와 버터, 식용유, 빵 조각, 치즈, 소금, 후추는 기본적으로 들어갑니다. 파리 같은 대도시에서는 양파수프 값이 10유로가 넘는 경우도 있지만, 예전에 추운 날 르퓌길 순례를 할 때는 이름없는 시골 식당에서 1유로에 먹어본 적도 있었습니다. 제가 후다닥 먹어치우고 식당주인을 무심결에 쳐다봤더니 한 그릇 더 가져다주기도 했지요. 프랑스에서도 아직 시골인심은 넘쳐납니다.

또 한 가지 음식은 알리고입니다. 이 음식의 재료는 지역마다 큰 차이가 없어서 감자와 응고된 우유, 생크림, 소금, 후추 등입니다. 이 음식 역시 르퓌길 순례를 할 때 숙소에서도 먹어보고 식당에서도 여러 번 먹어본 적이 있는데, 정말 속이 든든해집니다. 또 사람 키 만큼 길게 잡아뜨릴 수 있어서 숙소나 식당 주인들이 일부러 보여주기도 합니다. 르퓌길 순례를 시작하면 바로 걷게 되는 오브락 지방에서 먹게 되는데, 이 지역이 고산지대인지라 소를 많이 키우기 때문에 그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럼 파리에서 이 두 가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식당은 어디일까요? 저는 단연 마레 지구의 보쥬 광장 바로 옆에 있는 <아베이롱의 맛(saveur de l'aveyron)> 식당을 추천합니다. 파리에서 가장 오래 되었다고 하는 아름다운 보쥬 광장을 산책한 다음 주린 배를 채우기에 좋은 곳입니다. 브라스리(brasserie) 답게 약간 시끌벅쩍한 분위기지만 그게 또 이 서민적이고 전통적인 음식에는 잘 어울리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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