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베르쉬르와즈에 가면 반 고흐와 테오의 무덤만 보고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마을에는 이 형제의 무덤말고도 볼 게 많고, 가세 박사(Docteur Gachet)의 집도 그중 하나다.
가세 박사는 예술해부학 교수를 지낸 의사였을 뿐만 아니라 직접 그림을 그리는 화가이기도 했으며, 그림 수집가이기도 했다. 그의 병원은 원래 파리에 있었으나 아내가 병이 나자 맑은 공기를 마시게 하려고 오베르에 집을 사면서 이곳에서 활동하던 피사로와 세잔, 도비니, 코로 등과 알고 지내게 되었다.
남불의 생레미에 있는 정신병원에서 올라온 반 고흐는 오베르에 자리를 잡고 여러 차례 그의 집을 찾아가 가세 의사 본인과 그의 딸, 그의 집을 그렸다. 이 세 점의 그림은 지금 오르세 미술관에 걸려 있는데, 두 장을 그린 의사의 초상화(<디기탈리스 가지를 들고 있는 가세 의사>) 중의 한 장은 어디에 사는 누가 소장하고 있는지 모르고 오르세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건 두 번째 그림이다.
반 고흐가 오베르로 이사를 와서 4개월만에 권총 자살을 했을 때 달려와 임종을 지켜본 사람도 이 가세 의사다.
가세 의사의 집은 프랑스 정부의 소유로 4월에서 10월까지 일반인들에게 무료로 공개된다. 78, rue du Docteur-Gachet, Auvers-sur-Oi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