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레 드 발작(1799 투르 - 1850 파리). 프랑스를 대표하는 대문호다. 그는 1829년부터 1852년까지 23년 동안 무려 91편의 소설 작품을 써서 <인간희극>이라는 제목으로 묶었으며, 50여 편의 작품은 미완성으로 남았다. 엄청난 양의 작업을 했던 그는 젊었을 때 인쇄소를 운영했으나 망했고 위험한 부동산 투자 역시 실패하여 엄청난 빚을 지는 바람에 평생 빚쟁이들에게 쫓겨 다니면서 끊임없이 글을 써야만 했다. 그 때문에 파리 이곳저곳을 옮겨 다녔던 오느레 드 발작은 에펠탑 근처 파시에 2층짜리 집(현재는 발작 박물관이다)을 얻었다. 본명 대신 드 브뢰놀 부인이라는 이름으로 얻은 이 집에는 비밀출구가 있어서 발작은 빚쟁이가 찾아오면 일을 하다말고 이 문으로 도망쳐야만 했다고 한다. 발작의 문학적 역량이 제대로 발휘된 곳이 바로 여기다. 발작은 흰색 잠옷 차림으로 작은 책상 앞에 앉아 죽어라고 펜을 놀렸다. 발작은 다른 여성들을 사귀면서도 무려 17년 동안이나 쫓아다녔던 폴란드 출신의 한스카와 결국 1850년 결혼하는 데 성공했으나 석 달밖에 함께 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원래 몸이 약한데다가 빚 때문에 다작하느라 몸이 많이 상했고, 또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신 탓이었다(보통 하루에 30잔 이상을 마셨다고 하는데, 일설에는 50잔 이상을 마셨다는 얘기도 있다). 그는 아내와 함께 파리의 페르라세즈 묘지에 묻혀 있다. <인간희곡>, 그리고 19세기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이 방대한 저작을 쓴 펜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