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란 "새롭게 태어남"이다

by 이재형
23-콩크 1.JPG 콩크


순례는 하강과 상승의 반복이다. 해가 뜨면 태아가 어머니 배 밖으로 나아가듯 세상을 향해 걸어 나가고 해질 무렵이 되면 고단한 몸을 눕히기 위해 저 아래 마을로 내려가 다시 안온하고 평화로운 어머니의 자궁 속으로 들어가기를 되풀이한다. 프랑스 철학자 바슐라르는 《공간의 시학》에서 우리가 어머니 태반 속에 있을 때 무의식 속에 형성된 원형적 이미지를 ‘요나 콤플렉스’라고 불렀다. 즉 우리는 어떤 공간 속에 감싸이듯이 들어 있을 때 안온함과 평화로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모태 회귀 본능이다.


“여호와께서 이미 큰 물고기를 예비하사 요나를 삼키게 하셨으므
로 요나가 밤낮 삼 일을 물고기 뱃속에 있으니라.
요나가 물고기 뱃속에서 그의 하나님 여호와께 기도하여
이르되 내가 받는 고난으로 말미암아 여호와께 불러 아뢰었더니
주께서 내게 대답하셨고, 내가 스올의 뱃속에서 부르짖었더니 주께
서 내 음성을 들으셨나이다.
주께서 나를 깊음 속 바다 가운데에 던지셨으므로 큰물이 나를 둘
렀고 주의 파도와 큰 물결이 다 내 위에 넘쳤나이다.
내가 말하기를, 내가 주의 목전에서 쫓겨났을지라도 다시 주의 성
전을 바라보겠다 하였나이다.
물이 나를 영혼까지 둘렀사오며 깊음이 나를 에워싸고 바다 풀이
내 머리를 감쌌나이다.
내가 산의 뿌리까지 내려갔사오며 땅이 그 빗장으로 나를 오래도
록 막았사오나 나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께서 내 생명을 구덩이에
서 건지셨나이다.
내 영혼이 내 속에서 피곤할 때에 내가 여호와를 생각하였더니 내
기도가 주께 이르렀사오며 주의 성전에 미쳤나이다.
거짓되고 헛된 것을 숭상하는 모든 자는 자기에게 베푸신 은혜를
버렸사오나
나는 감사하는 목소리로 주께 제사를 드리며 나의 서원을 주께 갚
겠나이다. 구원은 여호와께 속하였나이다 하니라.
여호와께서 그 물고기에게 말씀하시매 요나를 육지에 토하니라.”
(요나서, 1:17~2:10)


나, 순례자는 성경에 등장하는 요나처럼 고래 뱃속에 갇혀 있다가 또 다른 나, 새로운 나가 되어 그곳에서 나와 더 넓은 곳으로, 더 높은 세계로 걸어 나간다. 요나는 큰 물고기에게 씹힌 것이 아니라 삼켜져서 물의 동화작용에 의해 변형되어 새로운 요나로 태어나는 것이다.
순례자도 물고기가 토해낸 요나처럼 새로운 사람이 되어 콩크 마을을 빠져나간다. 순례란 ‘새롭게 태어남’이다.

### 콩크에서는 반드시 일박하며 대수도원 성당에서 열리는 미사에도 참석하고 음
악회도 감상해보라.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관광객이 다 떠나고
정적에 잠긴 밤의 콩크는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밤의 카페 테라스〉만큼이나 몽
환적이다.


순례는 하강과 상승의 반복이다.JPG

순례는 하강과 상승의 반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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