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에 ahaner라는 단어가 있다. 숨을 거칠게 몰아쉬다,라는 뜻이다. 첫날 프랑스의 생장피에뒤포르에서 출발한 순례자는 피레네 산맥을 이렇게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넘어 스페인의 론세스바에스까지 25킬로 정도를 걷게 될 것이다. 사실 계속해서 오르고 또 올라야 하는 이 첫날 코스는 산티아고 순례의 마지막 코스가 되어야 마땅하다. 르퓌길을 걸어온 순례자는 이 오르막길을 오르는 데 별로 문제가 없겠지만, 첫날 대뜸 이 험한 산길을 걸어야 되는 순례자는 무척 힘이 들 것이다. 그러니 순례를 시작하기 전에 걷는 훈련을 열심히 할 일이다. 하지만 로마제국 병사들은 이 피레네 산맥을 넘어 프랑스의 보르도에서 스페인의 아스토르가까지 이어지는 가도를 건설했다. 그들은 길을 구불구불 도는 일 없이 곧바로 직진, 게다가 마차까지 끌고 이 거대한 산맥을 넘었다.
하지만 이 산길은 정말 경치가 좋아서 순례자의 노고를 보상해준다. 운이 좋으면 피레네 산맥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자라는 말(포톡pottock이라고 불린다)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순례자를 내려다보고 있는 발코리 성모마리아상에게 앞으로 문제없이 산티아고까지 걷게 해주세요. 기원하며 돌을 하나 던질 수도 있을 것이다. 단지, 이러려면 날이 좋아야 한다. 날이 조금이라도 안 좋을 것 같으면 반드시 생장피에뒤포르의 관광안내소에 들러 일기예보를 확인해야 한다. 이 경우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아르네귀를 거쳐가는 국도를 이용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생장피에뒤포르에서 론세스바에스까지 운행하는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다. 날이 안 좋은데도 산길을 넘으려는 무모한 시도는 하지 마시길. 지금도 매년 한 명씩 이 길에서 순례자가 눈과 안개에 방향을 잃고 얼어죽는 일이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