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조금.
조금 아니 자주.
충만했다 울렁이고, 그러다 이게 진짜 감정인 건가 싶다가도.
어쩌면 이것이 진실이고, 멀쩡한 나는 가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억누르며 살다 보면 누르지 않는 방법은 무엇이었는지, 더 나아가 그것이 진짜라고 믿는 오인이 계속된다.
당분간의 나는 괜찮은 줄, 별 의미를 두지 않는 줄, 조금도 상처받지 않은 줄 알았지만 어째선지 점점 물러서고 있는 나를 보며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진심이라고 턱끝까지 차오르는 말에 발이 동동 굴러지다가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보자고, 그건 착각일 수 있다고 마음을 다잡는 게 물러서고 있는 건 줄 몰랐다.
그러나 아무리 되물어봐도 어떤 것이 사실인지 모르겠다.
마주 보며 웃을 땐 사실인 것 같다가도 앞만 보며 입을 다물 땐 한없이 냉담해지는 것 같음을 느끼며 수십 가지의 생각과 질문이 떠오른다.
나는 이대로도 괜찮은지.
나는 진심이 맞는지.
나는 그럼에도 널 향해 뛰어들고 싶은지.
물음은 돌고 돌아 항상 같은 대답이 나온다.
한 번 더 생각해 보기로.
조금 더 지켜보기로.
그렇게 뜨거워지는 마음과 차가워진 머리를 가지게 되어선 머리가 먼저인지 마음이 먼저인지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함부로 나를 버리고 널 선택할 수도. 함부로 나를 선택했답시고 진전을 하지 않을 수도 없다. 어떤 선택이든 내겐 좋지 않아 그저 무서워도 다가서고, 가까워졌다가도 멈춰 서고를 반복해 중립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