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가기 연습

by 성게알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 그나마 뜻대로 살려면 솔직해져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싫은 것도 말하지 못하면서 좋아하는 것을 쉽게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다가가기를 잘하는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안다. 예를 들어 집을 구할 때 큰 창문, 좋은 바닥재, 욕조가 있는 화장실••• 반면 피하기를 잘하는 사람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만을 열거한다. 어두운 집, 카펫, 샤워 부스만 있는 욕실, 작은 부엌 등. 다가가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반면, 피하는 사람은 종종 내키지 않는 타협을 보기 쉽다. <어느 날 갑자기 무기력이 찾아왔다-클라우스 베른하르트>'


이제껏 싫다고 말할 수 없으니 그렇게 말하게 될만한 상황을 피해왔다. 괜히 선을 그어 쉽게 보이지 않으려 했고, 잘 웃지도 입을 열지도 않은 채 누군가 말을 걸 틈도 없게 만들었다. 난 피하기를 잘하는 사람이었다. 좋은 것들은 멀어지고 싫지 않은 것들만 덕지덕지 달라붙은 나 또한 좋은 사람에서 멀어지는 것 같았다.


저 책을 읽은 후 다가가기 연습을 해보기로 했다. 옛날에 비하면 굉장히 변했지만 피하기를 먼저 하는 습성은 여전했으니 이젠 맛있는 음식을 제일 먼저 먹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렇게 다니던 카페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전개에 극단적이라 여길 수 있었지만 내가 제일 피하는 사람이 되는 상황이 일할 때였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약속을 다 빼놓고 부득이하게 시간 변경을 요청할 때도 다 받아들였다. 그냥 솔직하게 말하면 받아들여질 상황임에도 그러지 못했던 내가 나도 의아했다. 이래도 저래도 상관없었다 생각 했지만 일하는 날을 피해 나의 시간,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스스로에게 의문만 쌓여갔다. 도대체 왜 내가 먼저일 순 없을까. 소중한 줄 알면서도 왜 일보다 미뤄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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