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를 만나서

by 성게알

모든 사람들이 그럴까. 나는 어린 날의 나를 만난다면 해주고 싶은 것들이 많다. 칙칙한 새벽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우는 작은 등을 토닥이며 겁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고, 미리 걱정하는 것만큼 아까운 것도 없다고 일러주고 싶다.


그때는 자존감도 낮고, 불행도 많았다.

실내화를 챙겨가지 못해 양말로 교실을 걷는 것도 창피함을 느끼고, 혼자 생각에 잠겨 우는 일도 부지기수. 눈치 많이 보고, 비관이 잦은 아이였다.

그래서 혼자서 다그치는 말들을 많이 하며 살았다. 마음이 강하지 못한 스스로를 싫어했기 때문이다. 현실은 좌절만을 안겨 주는 것 같았고, 걱정은 산처럼 쌓여 도저히 내가 넘을 수 없는 거벽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그래서 한 동안은 회피가 심한 사람이 되었었다. 전화도 피하고, 사람도 피하고, 갈등도 피하고, 문제가 닥쳐도 피하고 싶었다. 누군가가 눈썹을 찡그리며 "있잖아, " 한마디를 해도 두려워마지않는 안 좋은 소식들을 듣기라도 할까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아서 되도록 귀를 닫으려고 했다. 그러면 안 슬퍼지는 줄 알았다.


누군가가 이를 악 물고 버티는 걸 보게 된 시기부터는 그 사람의 의지가 귀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점점 사는 게 감사해졌다. 그동안의 내 부족한 점을 보는 것에서 내가 가진 것들에 시선을 돌리니 존재만으로도 감동이 오는 것들이 날 기쁘게 했다.

이렇게 웃을 줄 알았다면.

이렇게 행복해 눈물이 날 줄 알았다면 조금 덜 힘들고 조금 덜 아파할 걸 그랬다.

스스로를 그렇게 채찍 할 필요도 마음에 안 들어할 필요도 없었는데.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말은 조금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시련이 당신을 강하게 한다는 말도 조금은 억울하고.

그래서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온 것이 있었다.

슬픔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 당신의 미래는 분명히 웃고 있을 거라고 내 글로 꼭 말해주고 싶다. 그러니 조금 덜 미워하고, 덜 슬퍼해도 된다고. 지금 너무 많이 울어버리면 나중엔 그 울음이 조금 아까워질 만큼 행복할 거라고 말해주고 싶. 그래서 계속 내 진심을 알아볼 수 있을 때까지 글을 쓴다. 그건 작은 나를 만나면 하고 싶었던 이야기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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