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병간호를 하면서

by 성게알

엄마가 입원했다.
"내가 갈까?" 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뭐라 길게 말하더니 괜찮다던 엄마. 아직도 간병이 안되나 싶어서 알겠다고 했는데 그러고 며칠 뒤
코로나 검사받으면 간병할 수 있으니 와달라고 한다. 그동안 영상통화로는 시름시름 앓아서 밥도 잘 못 먹고 수척하더니 와보니 제법 쌩쌩하다.
짓궂게 "엄마, 아파서 간병해 달라는 게 아니고 심심해서 나 불렀지?" 하니까 엄마도 응 하며 웃는다. 그 뒤부턴 제법 기운차려 산책도 하고, 잘 먹는다. 든든함이라는 건 이런 건가. 갑자기 팔팔한 기운을 끓게 만드는.

어제 처음 간병 후 잠을 자는데 새벽에 엄마가 낑낑거리는 소리에 일어났다. 엄마의 오래된 아픔이었다. 아주 기억이 안 날 만큼 오래됐는데 잠을 잘 때 발바닥이 뜨겁고 저려서 매번 다리를 땅에 치면서 잠에 들었다. 잠을 편하게 자지도 못하게 괴롭히는 그 통증이 다섯 명을 낳아 그런 것 같아 엄마의 고생을 실감한다. 아픈 데다 간밤에 태풍 때문일까 통증이 더 했는지 얼른 눈을 떠 엄마 다리를 주물렀다. 그걸 세 번이나 반복하려니 꽤 피곤하고 힘들었다. 엄마는 심부름도 단번에 시키지도 않았다. 휴게실에서 쉬다가 믹스커피 먹고 싶다고 해서 편의점 가서 믹스커피를 사고, 병실에서 종이컵 하나를 챙겨 왔더니 안에 계시던 모르는 환자 한 분에게 권하고는 종이컵을 다시 가져오라고 한다. 한꺼번에 시키면 한 번 다녀올걸 최소 두 번은 다녀오게 한다. 밀면 먹고 싶다 하다가 밀면을 사 온다고 하니까 싫다고 하고, 제법 깍쟁이에 변덕쟁이다. 그러다 태풍이 지나간 오후가 됐는데 내가 예민해 있다는 걸 느꼈다. 왜 그럴까 했더니 매일 밖에 나가던 내가 안 나갔더니 많이 답답했었나 보다. 비도 그쳤겠다 혼자 산책을 다녀왔더니 기분이 사악 풀렸다.

돌아오는 길에 밀면을 사가겠다, 복날이니 치킨을 사가겠다 해도 싫다더니 결국 저녁에 엄마가 족발을 먹고 싶다고 한다. 잔잔바리까지 다 챙겨주고 쉬는데 다리 좀 주물러 보란다.
다 주무르고 휴게실로 도망쳐 다이어리를 쓰는데 마침 '적재- 사랑한대' 노래가 나왔다.
그때 쓰던 문장은 -내가 아플 때 간병했던 아빠와 엄마와 언니들과 동생도 새벽마다 깨 나를 살폈었다. 이렇게 고생스러웠겠구나 그런데도 자꾸 잠을 이기고 일어나 주었구나.-
를 쓰는 중이었는데. 마침 노래에서 "사랑한대"로 마침표를 찍어주었다. 엄마도, 우리 가족들도 사랑해서 해주었던 것. 짜증보다 참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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