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사전

7. 구애

by 성게알
구애(拘礙): 거리끼거나 얽매임.

나는 쉬이 구애받는다. 가족, 돈, 여건, 두려움, 상처 등. 한 발자국 더 내딛지 못해 주저하는 순간들이 수도 없이 많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때론 타당하다고 믿는 착각을 종종 가져온다.


그 모든 걸 통틀어 '겁'이라고 부른다. 부딪혀보지 않고 예단했다. 그러나 전부 치명상이다. 눈 딱 감고 저질렀다간 꽤 후유증을 오래 앓을 일이었다.

중요한 것들이 많아지니 무서워지는 것은 많아지고, 자신 더 중요하지 않아 졌다.

분명 행복하고 싶어서 그것들에 매달리는 걸 텐데.

행복하기 때문에 함께하고 싶은 것일 텐데. 매번 구애求愛로 시작해서 구애(拘礙)로 이어져, 날 타고 오르는 걱정, 얽혀버리는 관계, 뒤덮어버리는 슬픔까지 담쟁이덩굴처럼 겁이 쌓인다.


아무도 발목을 잡은 적이 없는데 우두커니 멈춰서는 스스로의 선택이 겁쟁이 같다고 생각했다. 변명도 많고, 도망치고 있는 모습이 볼품없어 숨어버리고 싶기도 했다.

정말 이상했다. 마음 안에선 무언가가 자꾸 붙잡았는데. 그래서 뭘 하는 게 두려웠는데.

이제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 발목을 잡은 건 다름 아닌 나였다고.

편한 생활이 깨지는 게 싫어서, 도전하기가 싫어서, 돈이 아까워서, 상처받기 싫어서. 유는 많지만 모두 내가 한 선택이었다. 그래서 그 책임도 져왔고, 그 결과가 쌓인 것도 오늘날의 나였다.

참 정당한 순리였다.


여전히 구애받지 않고 선택하는 방법은 모른다. 그러나 구애를 이겨내고 시도를 택하는 용감함을 배워갈 뿐이다. 내가 나를 이룬다는 당연한 진리가 얼마나 다행인지. 겪어보며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그 이전의 구애들이, 거리낀 것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지금에 와서야 얼마나 값진 시간이었는지를 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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