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고침

3. 자극

by 성게알

카페의 디저트는 모두 사장님이 직접 만드시는 거였다. 비전공자에,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맛있는 빵이 있다면 배우러 서울을 가실 만큼 열의가 있으셨다. 커피도 마찬가지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카페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지만 이곳에서 일하고 나서야 비로소 알고 있던 정보들의 오류를 깨달으며 전문적인 지식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와 관련한 책들을 찾아 읽고, 제과제빵을 하고 싶어 홈베이킹을 시작했다.


사장님은 세상 관대하신지라 본인의 책을 가져다 놓으시곤 손님이 없을 땐 읽어도 좋다고 하셨다. 독서를 아예 안 하진 않았지만 습관이 돼있는 사람은 아니었어서 그때부터 슬슬 독서를 했다. 처음엔 업무 중에 휴대폰을 만질 수없으니 읽었던 게 권수가 늘어가고, 감명도 늘어가더니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되고, 즐기게 됐다. 무엇보다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를 직접 느꼈다. 이건 스스로 못 느끼면 백 번 후기를 말해줘 봐야 몰라주는 일이다.

몇 달이 지나고부터는 한 달에 다섯 권은 읽어야겠단 목표를 설정했다. 계속해서 읽어나가고 싶어서.


21년의 끝자락 즈음. 선물을 좋아하고, 문구류를 좋아하시는 사장님으로부터 감사하게도 22년 다이어리를 선물 받았다. 다이어리를 안 쓰진 않았지만 열심히 채우기보다 일정을 적는 편이었는데 먼슬리다이어리라서 부담이 적었다.

그렇게 5월이 됐을 때 '웰싱킹'이라는 책을 읽었다. 옛날부터 자기 계발을 싫어했는지라 읽을 책이 없어 집어든 책일 뿐이었는데 그날은 무슨 마법 같은 일이 생긴 건지 굉장한 전율을 느꼈다.

'만약 매 순간 주저하지 않았더라면, 실패하더라도 곧바로 일어났다면 여기까지 오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단축되었을까. 그 순간 나의 무의식 속에 자리 잡은 나쁜 정보들이 삶을 얼마나 갉아먹는지 깨닫게 되었다.'
-웰싱킹

그 책이 굉장한 책이었을 수도 있지만 자기 계발에 거부가 있었다면 큰 영향을 못 받았을 수도 있다. 아마 그때에 내가 자극을 필요로 했던 때였고, 발전을 해야 했던 시기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그 책을 읽은 5월부터 매일 두 세줄의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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