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세줄의 일기를 쓰는 건 간단한 것 같아 보여도 매일 쓰기란 쉽지 않았다. 너무 피곤해서 제쳐두고 싶을 때도 다이어리를 써야만 매일이 완성되는 것이었으니까.
내가 5월 다이어리를 열심히 쓰고 있을 때, 사장님은 달리기를 시작했다. 런데이라는 어플을 추천하며 달리는 행위 자체를 오랜만에 해봐서 엄청 뿌듯하고 기분 전환이 됐다며 장점을 늘어놓았다.
들을 땐 달리기 자체를 극도로 싫어해서 아무 관심 없이 호응만 했는데 어플은 나쁘지 않은 것 같아 다운만 받아놓고 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차피 사용도 못해보고 삭제할 게 뻔했다.
사장님은 그 다다음날도 두 번째 도장이 찍혔다고 어플을 전도했다.
1주에 3회씩. 처음엔 1분 천천히 달리고 2분 걷는 것을 반복해 20~30분을 채우고, 다음엔 2분 뛰고 2분 걷는 등, 진행될수록 뛰는 길이가 넓어지고 걷는 횟수는 줄어들어 난이도가 달라지는 12주 챌린지였다.
그다음 주엔 도장이 6개. 그 다다음주엔 9개를 못 채워서 실패했지만 다시 달리면 만회할 수 있다고 사장님은 또 극찬을 했다.
5월의 다이어리를 꽉 채우고 6월의 다이어리를 넘길 때의 쾌감이란 말도 못 할 정도였다. 한 달도 해냈으니 이번엔 세 달을 빼먹지 않는 것에 욕심이 났다. 6월의 첫 장에 그 포부를 적었다.
거기서 받은 자극 때문이었을까 집에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달리기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 준비도, 계획도 없었으니 러닝화는 고사하고 제대로 된 스포츠 브라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그냥 요가 브라탑에 맨투맨,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 첫 번째 달리기를 시작했다.
내가 싫어한다고 시도조차 해볼 생각이 없었던 것을 시도하는 건 정말 오랜만에 생긴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