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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식후경
메테오라도 식후경
메테오라 맛집 알려줄게유
여기는 메테오라에 있는 식당 중 (한국인들에게) 가장 유명한 식당이다.
꽃보다 할배에서 할배들이 이 곳을 방문해 양갈비를 먹은 뒤 극찬을 하는 장면이 방송에 나왔기 때문이다.
양갈비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고 숯불위에서 레몬즙, 후추, 소금을 휙휙 뿌려가며 양갈비를 구워낸다.
1kg에 32유로 500g에 16유로 이다.
그리스인들이 양고기를 먹을 때는 늘 같이 먹는 소스 짜지키tzataiki
짜지키는 그릭요거트에 다진 마늘, 오이, 레몬즙, 올리브유를 섞어 만든 그리스 전통 소스로
담백하고 신선한 맛이 난다. 특히 양갈비와 궁합이 찰떡이다. (신선하고 살 안 찌는 마요네즈 맛이랄까)
그릭 요거트는 플레인 요거트를 반나절에서 하루정도 아주 촘촘한 천이나 면에 걸러 물기를 쏙 뺀 요거트로
이 때 빠지는 물기는 젖산, 유당이며 그 결과 요거트 특유의 시큼한 맛이 사라지고 담백한 맛만 남으며
우리가 흔히 꾸덕꾸덕하다고 표현하는 제형이 된다. 요거트보다도 부드러운 크림 치즈를 퍼먹는 느낌이다.
보통 한 접시에 4-5유로 정도에 판매되고, 저렇게 사진처럼 많이 주는 소스이기 때문에 3-4인에 한 접시면 충분하다. 양갈비와 먹으면 더할 나위 없고, 빵에 찍어 먹어도, 그냥 퍼먹어도 부담 없이 맛있는 소스이다.
그리고 짜지키가 맛있는 집은 그릭요거트가 맛있다. 맛있는 짜지키란 맛있는 그릭 요거트가 있어야 가능하므로! 짜지키를 먹고 마음에 들었다면 후식으로 그릭 요거트를 시켜 먹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렇게 물기 없이 꾸덕한 상태의 요거트를 유지하는게 쉬운일이 아닌데(그릭 요거트는 시간이 지나거나, 수저로 휘저으면 물기가 생기고 시큼한 맛이 생긴다.) 신선한 짜지키를 내왔다면 그건 신선한 그릭요거트를 가지고 있다는 것!! 그리스에는 따로 그릭요거트 맛집이 없다. 맛있는 짜지키를 가지고 있는 집이 그릭요거트 맛집이다.
마지막으로 팁 2가지
1. 2인 기준 / 양갈비 1KG + 짜지키 한접시 + 양상추 샐러드(lettuce salad, 5유로)
이렇게 시키면 성인 2명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모자르면 더 시키면 된다.
2. 양갈비를 구울 때, 소금을 되게 신나게 뿌린다. 그래서 우리 입맛에는 짜다는 불평이 많았다.
그러니 주문할 때는 소금을 빼고 구워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χωρίς αλάτι παρακαλώ
(호리스 알라띠 빠라깔로)
χωρίς (호리스) = without, -없이
αλάτι(알라띠) = salt,소금
παρακαλώ (빠라깔로) = Please
즉, 소금 없이 해주세요 라는 말.
물론 영어로 잘 알아듣지만, 그리스에서 그리스어로 주문하면 더 좋잖아염?
내가 이 말을 우리 손님들에게 열심히 연습시켜서 보냈더니, 이제는 한국인이 오면 알아서 소금 안 뿌리고 구워준다고 하긴 하더라. 손님 중에 한 분이,
제가 주문할 때 까먹고, 호리스 알라띠 빠라깔로 라는 말을 못 했는데요
뒤늦게 혹시 소금 빼고 구워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한국인들 오면 그냥 다 소금 빼고 구워줘너네는 늘 호리스 알라띠 빠라깔로 라고 말하니까" 이러더라구요
이런 에피소드를 전해줬다. 열심히 알려준 보람이 있다 꺄루
여기야말로 진정한 메테오라의 대표 맛집이다. 식당 이름이 그냥 메테오라이다.
1926년에 문 열어 3대째 가업으로 내려오고 있는 식당이며, 제대로 된 그리스 가정식을 맛볼 수 있다.
여기는 식당에 들어가면, 자리에 앉는게 아니라 주방으로 직행한다.
그럼 주방에는 이렇게, 급식처럼 대용량으로 요리된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다.
우리는 한 켠에 준비된 뷔페접시(납작하고 넓은 접시)를 하나씩 챙겨 들고 기다리면 된다.
그럼 곧 주방마스터가 나와서 이 요리들을 하나씩 설명해 줄거다.
내가 한국말도 알려줘서 한국인들에게는 한국말로 설명해준다. 꼬꼬(닭고기), 밥, 감자, 두왜지(돼지) 등등
(사진 속 안경 쓴 대머리 아저씨는 이 식당을 3대째 물려받은 아들인데 사진이 정말 못 나왔다.
실물은 늘씬하고 꼿꼿한 미남이다. 내가 갈 때마다 마르가리따~ 하고 두 팔 벌려 웃으며 맞이해줬었는데, 그립다.)
이 분은 까떼리나 할머니로, 지금은 며느리에게 모두 전수해주고 아주 가끔씩 나와서 음식을 퍼주신다.
까떼리나 할머니는 매번 내 이름을 까먹고 매번 물어보신다. 근데 이상하게도 나는 이름을 알려줄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저 마르가리따에요~
요즘엔 모든 걸 전수 받은 며느님이 거의 음식을 도맡아 하시는데, 그 분이 나한테 한국어를 배워가서 한국어로 설명해주시는 분이다. 그 분 사진은 안타깝게도 없다ㅠㅅㅠ
어쨌든, 이 중에 요리를 고르면 직접 퍼담아주신다. 국자를 절대 손님에게 넘겨주지 않고 직접 퍼담아주신다. 우리는 뭐 달라고 요청만 하면된다.
메뉴는 상황에 따라 한두가지 정도 변동이 있긴 하지만, 매일 나오는 고정 메뉴들은 대체로 정해져 있다.
닭다리를 토마토 소스에 쪄낸 것
닭다리 아주 크다.
송아지 고기로 만든 미트볼
우리 며느님이 제일 기억 못하는 단어다 송아지!
제일 잘하는 말은 꼬꼬랑 밥, 감자. 귀여워ㅠ
양고기를 가지와, 양배추와 쪄낸 요리.
이 요리는 가지만 달라고 할 수 도 있는데, 이 가지 요리 맛있다.
원래 그리스가 가지가 맛있다. 산토리니에는 하얀 가지 요리도 있다.
가지가 맛있다는 걸 그리스와서 배웠다.
그리고 왼쪽으로 보이는 저 콩요리!
저게 대박이다. 콩요리 잘 못하면 정말 냄새나고 맛 없는데 여기 콩요리 아주 맛있다.
이 콩요리를 먹고 아 이집요리내공이 보통이 아니구나 느꼈다. 콩요리를 잘하다니....
이 식당에 삼십번쯤 갔는데, 그때마다 콩요리는 꼭 빼놓지 않고 먹었다.
요렇게 한 접시
한 접시는 보통 메인요리 1개(고기류,파스타류) 사이드메뉴 2개(밥, 감자, 가지 콩 등)정도로 구성 된다.
음식을 다 받으면 나와서 원하는 테이블에 앉으면 된다. 테이블에 앉으면 그제서야 물이랑 식전빵을 서빙해 줄거다. 물은 탭워터(수돗물), 식전빵은 무료다. 생수를 마시고 싶으면 추가로 주문해서 먹으면 된다.
내가 음식을 먹고 있으면, 웨이터가 뒤에 와서 스윽 내 접시를 확인하고는 영수증을 가져다 줄 것이다.
꼭 메인 하나 사이드 두개만 선택해야 하나요? 묻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아니다.
더 주문해 먹어도 된다. 돈만 더내면 된다.
다만, 저렇게가 기본 주문이며 보통 한 접시에 8-9유로, 가장 비싼게 소고기나 양고기를 선택할 경우 이 때는 12유로.
이 곳의 운영 시간은 딱 점심 12시부터, 음식이 다 팔릴때까지 한다. 그래서 정해진 문 닫는 시간은 없다.
4월 1일부텉 10월 31일까지만 운영하며, 겨울에 방문하면 이 곳을 들를 수 없다.
여기도 역시 그리스 가정식을 파는 식당으로, 겨울 날 메테오라 식당이 문 닫으면 이 곳으로 갔다.
음식의 종류나 맛이 메테오라 식당과 비슷하다. 여기도 만만치 않은 맛집인데, 메테오라 식당의 원조 포스에 눌려 맛만큼 유명하지 않은 집.
이 식당만의 대표 메뉴는 바로 이거다.
돼지 족발인데, 고기 사이사이에 후추를 때려 박아 넣고 돌돌 굴려가며 구운 요리다. 이름은 꼬찌, 8.5유로.
독일의 학센 비스무리한데 껍질이 빠삭하지 않은게 차이점이다.
부드러운 고기 육질과 육즙도 풍부하고 사이에 박아넣은 후추 때문에 매콤한 맛까지, 무겁고 맛있다.
얘는 메뉴판에도 없고, 있는 날도 있고 없는 날도 있기 때문에 웨이터에게 물어봐야 한다.
두유해브꼬찌투데이?
운이 안 좋으면 다 팔렸거나, 아니면 그 날은 저 요리를 하지 않았거나해서 못 먹을 수도 있다.
이 식당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인데 변태처럼 메뉴판에도 안 적어놓고...용기내서 물어본 자만이 먹을 수 있다.
(왼쪽에 저 선글라서 잃어버려서 이제 없덩ㅠㅠ잉)
그리고 이 집 양갈비도 되게 잘한다.
이렇게 화덕(뭐라고 불러야 할지..) 안에서 양갈비를 바로바로 구워준다.
사실 그리스인들이 가장 많이 먹는 고기가 양고기다. 유럽 전체에 사는 양중에 60%가 그리스에 산다.
엄청 많이 키우고, 엄청 많이 먹는다. 꽃보다 할배가 간 집도 그 중에 하나일뿐이지, 그리스 전체적으로 보면 그렇게 양갈비가 맛있는 집은 아니다. 워낙 양갈비를 잘해 먹어서 아무데나 들어가도 평타 이상이다.
근사한 메테오라 아래에서 근사한 식사까지 하면 완벽한 메테오라 여행이 되겄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