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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숙희 Dec 22. 2019

올림포스 여행기

2년전에 한 여행기


2017년 겨울에는 올림포스 산으로 여행을 갔었다.

겨울이 되면 투어 코스를 개발한다는 이유겸 핑계로 여기저기 잘 다녔었다.

2년전에 다녀온 올림포스 여행기를 왜 이제 쓰냐면

그냥 지금 쓰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기억나는 건 우리가 묵었던 숙소가 진짜 따뜻했었다는거,

용감하게도 2륜구동을 끌고 저 가파른 산을 오르다가 불빛도 없는 깜깜한 밤

더 깜깜한 산 속에서 사고날 뻔 했던거,

비는 안왔어도 내내 촉촉했었다는 게 기억난다.

여행 꿀팁 같은 걸 얻으려고 이 글에 들어왔다면

내가 줄 수 있는 꿀팁은 4륜 구동을 끌고 가라는 것 말고는 없다. 

너무 아름다운 산이었고 그게 전부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깊은 산속 이렇게 아름다운 레스토랑 주인이 될 수 있는걸까?

어떤 창의력과 어떤 실행력이 필요하지?



쨔잔

이 마을의 지붕들은 다 이 돌들을 쑥쑥 뽑아서 만든 지붕이다.

으쌰 기합한번에 쑥쑥 뽑힌다.



돌들을 뽑아서 지붕위에 쌓아올렸을 과정이 보이는 집.

사피엔스를 읽은 뒤로 자연과 내가 아주 가깝게 느껴진다. 

유발하라리는 명석하고 맑은 철학자다.

그 맑은 논리가 내 사고방식을 바꿔놓았다. 



위대한 자연 파타고니아, 야생동물들의 아기시절 같은 다큐를 보면서

나중에도 계속 혼자살고 있으면 야생동물사진작가 할거야

라고 다짐한다. 

그리하여 내 머릿속에는 2가지의 미래가 있다.

연인을 만나 꼭 붙어 사는 삶과, 배낭을 둘러메고 자연과 동물속으로 뛰어들어 오감을 깨우는 삶

2개 다 아주 마음에 들어서 둘 중에 뭘 하게 될지 아주 기대된다. 



27살, 그리스에서 2년 6개월째 살고있던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여행을 많이 다니는게 좋으면서도 내심 불안했던 모양이다.

월세 30 원룸은 살고 싶지 않았던 27살의 나...☆

여행다니는 거 좋다고 써놓고 여행다니는게 뭐가 좋냐고 말하며

글을 끝내는 정신분열의 27살이었다.

저 호텔의 방명록은 아직도 몇 페이지 안 넘어갔을 것 같다. 

멀고먼 나라 그리스의 깊고 깊은 산 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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