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디아워스

보잘 것 없는 인생

리틀 라이프 - 한야 야나기하라

by 유바바

처음부터 끝까지 괴롭기만한 사람의 인생을 읽었다.

자연스럽게 죽음이 떠오르는 삶이었고, 주드의 자살 시도가 실패했을 때 짜증까지도 났다. 도대체 어떻게 다시 살아가라는 건가요? 그냥 주인공이 어서 죽어버렸으면, 그가 자살하려는 걸 아무도 막지 말고 구해주지도 않았으면 하고 간절히 바랐다. 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단다, 살아갈 이유가 이렇게 많아 라는 말을 그만 좀 했으면 했다. 아침 저녁으로 주드의 집에 들러 음식을 하고 상태를 살피고 농담을 던져서 강제로 웃게 만드는 감옥에서 제발 주드를 풀어주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라며 읽었다.


주드의 참혹한 어린 시절 이야기는 책의 초반, 또는 어떤 챕터에서 한 번에 설명되지 않는다. 주드가 이해 못 할 불안을 내보일 때마다, 주인공의 트라우마가 너무 과한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하나씩 나와서 주드의 불안에 내심 지난함을 느끼던 독자들을 식겁하게 만든다. 내가 어떤 불행을 상상했든, 그 이상의 이야기가 나타났다. 주먹을 꽉 쥐게 하고, 눈썹을 찌뿌리게 하고, 책장을 쉽게 넘길 수 없게 만드는 이야기가 책 전반에 걸쳐서 계속 나왔다. 이게 이 불행의 절정이겠지 하면 또 다른 불행, 이젠 정말 끝이겠지 하면 또 더 큰 불행을 겪는 주드에게 어서 죽음이 있기를 바라면서 읽었다. 책에 나오는 표현대로 삶이 주드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라도 하는 듯한 행복들이 연달아 주어졌어도, 그 커다란 행복들이 전혀 힘을 쓸 수 없을만큼 주드의 삶은 잔인했기 때문이다. 어떤 행복도, 죽음보다 더 좋게 느껴지지 않았다.


책의 마지막, 드디어 주드가 자살에 성공했을 때,(드디어 라는 말을 쓰고 싶다) 나는 안도했다. 숨을 내쉴 수 있었다. 드디어 주드가 삶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구나. 사랑이라는 족쇄가 죽는 그 순간까지도 그를 죄책감에 시달리게 만들었다는 게 원망스러웠다. 아무것도 미안해할 필요가 없는데도 미안해요 라는 말을 수없이 남기고 죽은 주드. 주드를 감옥에 가둬놓은 것 같았던 주드를 사랑하는 사람들.


삶은 어디까지 참혹해질 수 있을까? 어떤 상처는 절대 잊혀질 수 없다는 것, 그런 상처를 품에 안고 사는 사람이 죽고 싶어한다면 그냥 죽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 내 사랑은 너를 고문 같은 삶에 묶어둘 이유가 되지 않는 다는 것, 견딜 수 없는 고통을 피해 마지막 선택지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이 아무것도 미안해 할 필요가 없다는 것, 죽을 용기로 살아가라는 얘기는 얼마나 무심한 응원이었나.


주인공의 죽음을 기다리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어떤 삶은 도저히 살아갈 수가 없다. 지켜볼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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