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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아빠 Apr 12. 2024

136. 노 밀가루, 노 버터
'고구마 베이컨 머핀'

휴직 아빠의 아침 밥상 #136  (23.12.11)

휴직 D+194일

오늘의 아침 밥상 '노 밀가루, 노 버터 고구마 베이컨 머핀'

노 밀가루, 노 버터, 노 슈거... 어떤 생각이 드세요?


오늘은 아침 아빠의 한 친구 이야기로 시작해볼까 한다. 

그는 아침 아빠와 신입사원부터 과장시절까지 회사를 함께 다닌 동기다. 한창 친구를 좋아할 시기에 만난 회사 동기라 그런지 함께 술도 많이 마시고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계속 친밀하게 지냈던 녀석이었다. 


그런 녀석이 어느 날 불쑥 회사를 그만두고 카페를 차린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물론 그 친구가 살짝 유복하게 자라 자금여력이 있는 것도 알고 있었고, 또 그 친구의 세련된 감각도 알고 있었기에 카페를 차린다는 이야기에 그리 놀라진 않았다. 


다만 내가 놀란 것은 그가 차린 카페의 빵들이 바로 진정한 '노 밀가루' 그리고 '노 버터, 슈거' 빵들이었다는 것이었다. 그가 카페를 차린 곳이 서울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모여 산다는 동네였기에 건강한 맛으로 승부하려는 전략이 통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과연?'이라는 물음을 지울 없었던 기억이 난다. 


결과는 대 참패였다.

그가 카페를 접는 데 걸린 시간은 반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건강한' 카페를 접고 또 한 번의 트렌디한 수제 맥주집을 거쳐 직장인의 삶으로 돌아와 사는가 싶더니, 몇 년 후 다시 가게를 열어 지금은 낮엔 건강주스와 커피, 밤엔 위스키와 맥주를 파는 멋진 가게를 운영하고 있고 지금의 가게는 매우 번성하고 있다. 


그 친구의 사업 여정을 옆에서 지켜보았던 터라 그런지 '노 밀가루'나 '노 버터' 이야기가 나오면 어쩔 수 없이 그 녀석이 떠오른다. 사실 건강한 빵을 판다고 모두 다 매출이 좋지 않은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민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노 밀가루'나 '노 슈거' 그리고 '노 버터'의 맛보다는 '버터가 많이 들어간 달콤한 밀가루' 맛을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 친구가 첫 번째 건강 빵 카페를 접으면서 했던 말은 이렇다.

'아이들 건강을 생각하는 엄마들이나 어르신 단골이 꽤 있었어. 그런데 그런 몇몇 단골로는 임대료가 안 빠지더라. 엄마들이 열심히 사가도 애들이 안 먹으면 계속 사갈 순 없어. 애들은 버터랑 설탕이 많이 들어간 달콤한 빵을 좋아하거든'


만약 그 친구가 건강빵집을 차린 곳이 임대료가 비싼 동네가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물어봤는데 그 친구의 대답은 '어쩌면 그런 곳은 처음부터 타깃 고객이 적어서 매출이 안 나올 수도 있지'였다. 


가게를 운영해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사실 정확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긴 하다. 그렇지만 내가 한 가지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바로 '노 OO'에 대한 것이다. 우리 따님도 달고 버터가 듬뿍 들어간 밀가루 빵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노 밀가루, 노 버터 머핀에 도전했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굉장한 건강빵을 만든 것 같은데 사진을 봐서 알겠지만 베이컨이 듬뿍 함유되어 건강과는 살짝 거리가 먼 '노 밀가루' 머핀이다. 


오늘의 '노 밀가루, 노 버터'의 포인트는 '밀가루와 버터를 넣지 않았어요'가 아니라 '빵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고구마랍니다.'다. 머핀틀에 고구마를 채워 넣고 그 위에 베이컨과 치즈를 올려서 구워낸 아이들이 좋아하는 맛을 낸 머핀모양의 고구마 구이라고나 할까?


사설도 길고 설명도 길고, 결국 콘셉트도 모호해서였는지 오늘의 맛 평가도 A0다!

'맛이 없는 건 아니고 내 취향은 아니야'라고 정확하게 맛평가를 해주시는 따님.  

그래도 B등급이 아닌 것이 어딘가? 


오늘 아침 밥상이 따님의 취향은 아닌지 몰라도 내 취향에는 A+다. 그래서 나는 따님이 많이 먹지 않아 더 많이 남아있는 고구마 베이컨 머핀을 원 없이 먹었다. 역시나 뱃살이 심히 걱정되긴 하지만 말이다. 





136번째 아침 밥상 : 고구마 베이컨 머핀 (난이도 하)

소요시간 : 30~40분

[재료]

고구마, 베이컨, 올리브 오일, 토마토소스, 모짜렐라 치즈, 후추, 파슬리


[레시피]

고구마는 쪄서 준비한다. (전자레인지 10분 조리 가능)

베이컨은 취향에 따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준비해 놓는다.

머핀틀에 올리브 오일을 골고루 발라준다.

찐 고구마를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머핀틀에 올려 눌러서 으깬다.

으깬 고구마 위에 토마토소스, 베이컨, 모짜렐라 치즈 순서로 토핑을 올리고

후추와 파슬리를 뿌린 뒤

180도~200도로 예열된 오븐에 15~20분 정도 구워준다. (오븐마다 시간 상이)


[Tips!]

고구마는 전날 저녁에 미리 찌거나 굽거나 익혀 놓는 것도 가능

고구마 위에 버터를 올려주면 풍미를 더할 수 있다. (단 건강함은 좀 더 많이 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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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아빠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dads_breakfast_morningpa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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