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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휴직 아빠의 아침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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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아빠 Feb 24. 2024

100. 백 번째 아침밥상
'웨이브 감자구이'

휴직 아빠의 아침밥상 #100 (23.10.23)

휴직 D+ 145일

오늘의 아침밥상 '웨이브 감자구이'

백 번째 아침밥상의 날이 왔다

드디어 오늘이다. 딱히 이 날을 기다린 건 아니지만 약 90번째 정도 되기 시작하니 백 번째 아침밥상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뭔가 특별한 것을 준비하고 이 날을 기념해야 한다는 약간의 의무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특별한 아침밥상을 만들지는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특별한 음식을 만들려고 하니 부담감만 계속 커지고 유튜브와 인스타를 들락거리기만 할 뿐 딱 이거다 싶은 메뉴를 찾을 수가 없었다. 결정자애가 발동하면서 시간만 계속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다음 이유는 식재료였다.

뭔가 특별해 보이는 음식의 레시피를 찾으면 역시나 새로운 재료들이 필요했고, 새로운 재료를 준비하려면 장을 봐야 한다. 그런 재료들이 동네 마트나 코스트코에 가도 없는 경우가 많았고, 인터넷으로 주문하려고 하니 이 재료가 정확히 맞는지도 잘 모르겠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나는 생각보다 시간이 많지 않았다.

휴직을 하면 시간이 남아 돌 것 같았지만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휴직 150여 일을 보내고 깨달았다. 물론 이것은 나의 성격 탓이기도 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휴직을 했지만, 알고 보니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최근 2주일간 이런 일과에 크게 더해진 것이 있으니, 약 2주 전에 아내가 요리 중 칼에 손가락을 조금 크게 다쳐 집안일을 못하고 있다 보니 밥과 설거지 청소까지 전담하여 완벽한 주부의 삶을 살게 되었다. 주부의 삶이 얼마나 반복적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하는 것인지 깊이 가슴깊이 느끼며 아내의 노고에 감사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결국 백 번째 아침 밥상은 팬트리에 많이 남아있는 재료 중 가장 친숙한 식재료인 감자를 선택하여 만들게 되었다. 그래도 백 번째 아침 밥상이니까 예쁘게 만들어 보리라 마음먹고 물결무늬 '웨이브 감자구이'를 만들어 보았다. 감자를 찌고 으껴서 버터와, 전분, 소금을 넣고 뭉친 뒤 짤주머니에 넣고 모양을 내고 오븐에 구우니 그럴 듯 한 모양이다.

월요일 아침 든든히 먹으라고 내놓으니 따님은 A+로 화답해 주신다. 이번 한 주도 신나게 보내자고 딸과 화이팅을 하며 아침 밥상을 마무리한다. 월요일 아침의 햇살이 기분 좋다. 그리고 아내가 오늘 실밥을 푼다. 그래서 오늘은 더 기분이 좋다.

백 번째 아침밥상 : 웨이브 감자구이 (난이도 中下)

소요시간 : 30분~ 40분 (오븐에 따라 천차만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