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멋진 사람은 아니더라도, 썩 괜찮은 남편이자 아빠이면 어때.
멋진 남편이 되기 위해서, 잘 버려야 할 것은 '음쓰'와 '재활용'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마지막 남은 고기 하나를 내가 먹고 싶다는 '욕심'
과자를 두세 개씩 집어 먹는 나의 '속도위반'
설거지를 조금 있다가 하고 싶어지는 '귀찮음'
쓸데없이 아무거나 찍어대는 올드한 '버터 감성'.
더 말해서 무엇할까.
누구의 강요 없이 벌어지는 이런 자연스러운 아빠로서의 진화,
약간의 억울함과 섭섭함으로 다가오는 '이 버려지게 된 나의 행동들'은,
과연 절제인가, 희생인가, 양보인가....
스스로 저질러 왔던 이런 작은 반칙과
소소한 욕망에 매일 사로잡히는 나는,
분명히 아직 애송이임에 틀림이 없었다.
억울함과 배려를 동시에 저지르는
그릇된 양심의 교차점에서
아직도 덜 자란 어른이의 기분을 느끼고 있음이 틀림없다.
생각이 노림수로 바뀌지 않길 바란다.
육아를 더 잘할 수 있다.
아니, 더 잘하려고 하지를 말자.
아무렇지 않게 되면, 정말 잘 된 거야. 다행인 거야.
이제 꼭 멋진 사람은 아니더라도,
'썩 괜찮은' 남편이자, 아빠이면 어때.
멋진 남편이자 아빠가 되기 위해서 버려야 할 것은,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 분리수거만이 아니다.
헬스장 가서 3대만 후려치지 말고,
설거지, 빨래, 청소까지 '집안 3대 운동'도 후려치는 것도 잊지 말자.
직장에 나간다고 아내에게 전부 내팽개치지 말고,
육퇴 후 집안정리, 목욕시키기, 놀아주고 같이 밥 먹기 정도의 '육아 3대 운동'은 챙겨보자.
매일매일 버리는 습관을 잊지 말자.
지금까지 모르던 새로운 걸 알게 되려면, 잘 버리는 사람이어야 한다.
끊임없이 버리면, 계속해서 달라지는 '썩 괜찮은 남편이자 아빠'가 되는 것이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남편이자 아빠로 살고 있을까요.
한참 아름다울 시기를 10개월간이나 멈춰야 했었던, 아내의 마음, 여자로서의 아쉬움이 섭섭해지게 만들고 있지는 않나요?
그냥 지나갔던 아내와 나의 평범한 일상도,
지금은 그리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을 텐데, 괜찮게 지내고 있을까요?
만삭을 대비해 여기저기 다녀보며, 무거워지는 아내의 몸과 마음을 한참 응원했던 나는,
지금도 잘하고 있는 건지 의심스러울 때도 많습니다.
덜어내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어려움도, 어색함도 함께 존재합니다.
출산하면 끝날 것 같았던 무거움.
'100일의 기적'은 꼭 일어날거라 외쳤던 기대감.
제 예상되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었지만 조금씩 조금씩 단단해져 감을 느낍니다.
나이가 점점 들면서 익숙해지는 것과 어색해지는 것들이 있다.
나만의 멋진 플레이 리스트보다, '멋쟁이 토마토'.
아내와 딸을 위해 아빠곰이 되기도 하는 일상이 익숙해지고 있다.
녹슬어 버린 나의 '끼' 보다,
아내, 아이와 함께 하는 '삼시 세끼'가 더 익숙하고,
'셀카'보다는 '함께'가 더 익숙하다.
오랜만에 바른 '미남 크림'의 설렘은,
이제 오동통한 곰돌이가 되어버린 나의 '어색함'에 견줄 바는 안되지만,
이런 어색함들까지 자주 시도하고 싶어지는
'아빠의 설레임'에 익숙해져 간다.
나는 이런 변화의 일상을 '행복'이라고 여기며, 하루하루를 여전히 기록해두고 있다.
매일을 가족들로 채워가고 있는 중이다.